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항상 축하만 했던 언니 … 156번째 대회서 축하 받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태국 주타누간 자매 LPGA 정복기

2013년 데뷔 준우승만 3번 모리야

휴젤-JTBC LA 오픈서 정상 등극

2년 후 데뷔한 동생은 한 해에 5승

소렌스탐 이어 두 번째 ‘자매 우승’

중앙일보

LPGA투어 휴젤-JTBC LA오픈에서 우승한 모리야 주타누간. LPGA투어 첫 우승이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3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 마지막날 경기가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골프장.

마지막 파 퍼트를 성공시킨 모리야 주타누간(24·태국)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그린 주변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 살 아래 동생 아리야 주타누간(23·태국)은 울음을 터뜨리며 기뻐했다. 합계 12언더파로 LPGA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언니 모리야는 “동생의 응원 속에 우승을 하니까 더욱 특별하고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박인비(30)와 고진영(23)이 합계 10언더파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유소연(28)이 합계 7언더파로 4위, 지은희(32)는 6언더파로 5위에 올랐다.

2013년 LPGA투어에 데뷔한 모리야 주타누간은 무려 156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LPGA투어에서 자매가 우승한 것은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72승)과 샬로타 소렌스탐(1승)에 이어 주타누간 자매가 두 번째다.

중앙일보

언니 모리야(뒷모습)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동생 아리야.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타누간 자매는 골프용품 가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모리야가 7세, 아리야가 6세 때 골프 클럽을 처음으로 잡았다. 외향적인 언니와 내향적인 동생은 서로를 격려하면서 나란히 프로골퍼가 됐다. 모리야는 “우리 자매는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안다. 단순한 자매 이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골퍼로서 성적은 동생이 훨씬 나았다. 2007년 12세였던 동생은 당시 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대회인 혼다 타일랜드 LPGA에 출전했다. 동생 아리야는 또 2011년과 12년에 미국 주니어골프협회(AJGA) 올해의 선수상도 두차례나 받았다.

2013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언니 모리야는 그해 신인상을 받긴 했지만 항상 동생 아리야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아리야는 이듬해인 2016년 한 해에만 5승을 거둬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래서 우승을 축하해주는 역할은 항상 언니가 맡았다. 언니 모리야는 그동안 LPGA 투어에서 준우승 3차례를 거둔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동생 아리야는 “언니의 우승은 우리 가족 모두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올 시즌 들어 언니 모리야는 눈에 띄게 기량을 끌어올렸다. 고향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 LPGA 대회에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선 6위에 올랐다. 그리고 휴젤-JTBC LA오픈에서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모리야는 “우승을 하지 못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버텼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우승하는 순간이 왔다”며 기뻐했다.

중앙일보

박인비.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인비 30개월 만에 세계 1위 탈환=박인비는 이날 공동 2위를 차지하면서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2015년 10월 19일 이후 30개월 만에 ‘골프 여제’ 의 자리를 되찾은 것이다. 지난 2016년 손가락 부상과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이후 ANA 인스퍼레이션 공동 2위, 롯데 챔피언십 공동 3위, 휴젤-JTBC LA오픈 공동 2위 등 최근 3개 대회 연속 3위 이내에 입상하면서 전성기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인비는 “세계 1위가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3개 대회 모두 막판 우승 경쟁을 벌이다 퍼트가 번번이 빗나간 탓에 정상을 밟지 못한 건 아쉽지만 박인비는 서서히 예전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박인비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가능성도 있다. 세계 1위를 다툴 만한 경쟁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지난 2013년 4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92주간 세계 1위를 지켰다. 박인비는 “격차가 별로 없어서 매주 세계랭킹이 바뀔 수도 있다. 랭킹보다는 나의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