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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10번째 우승과 통합 6연패, WKBL은 우리은행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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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일 청주체육관에서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가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이은혜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청주=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정상을 지키겠다는 목표를 향해 우직하게 걸어온 아산 우리은행의 끈기와 집념이 또 한 번 빛났다. 우리은행이 통합 6연패를 달성하며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1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우리은행이 2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국민은행과의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75-57(23-8 12-16 19-23 21-10)로 승리를 거두며 3연승, 퍼펙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2012~2013시즌을 시작으로 6년 동안 왕좌를 지키며 2007 겨울 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에 이어 2번째로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신한은행(8회)보다도 많은 10개의 우승트로피를 수집해 리그 최강의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4~2015시즌 국민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패배 후 이날까지 챔피언결정전 12연승행진 기록까지 이어갔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은 서로 안아주며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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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청주체육관에서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가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위성우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청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모든 변수 지워버린 위성우 매직
매 시즌 우리은행은 5개 구단의 공공의 적으로 몰렸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쉽게 우승을 장담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엄살로만 그친 게 아니다. 타팀들 역시 우리은행의 전력약화를 짚으며 이번 시즌 왕좌탈환을 부르짖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이선화의 이탈, 양지희의 은퇴로 골밑 자원 2명을 한번에 잃었고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가 모두 부상을 당해 개막 직전 나탈리 어천와와 아이샤 서덜랜드로 급히 교체했다. 프리에이전트(FA) 김정은을 영입하긴 했지만 슈터 출신인데다 부상을 달고 살았던 전력 때문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서덜랜드까지 기량 미달로 시즌 도중 데스티니 윌리엄스로 바꿨고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는 윌리엄스마저 부상을 당해 앰버 해리스로 긴급히 교체해야 했다.

위 감독은 시즌 내내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살았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번에도 전보다 못한 전력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끌어냈다. 지난 시즌 빛을 내지 못하던 어천와를 팀 전술에 녹아들게 만들었다. 급히 데려온 해리스에게도 무리한 것을 요구하기보다 한정된 역할만 맡겨 팀 전술의 혼선을 막았다. 부상에 발목잡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던 김정은도 위 감독을 만나 살아났다. 혹독한 훈련 속에 김정은은 무릎부상의 아픔을 초월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누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더라 위 감독을 만나면 달라진다. 선수들이 곡소리 나는 지옥훈련을 마다하지 않고 끝까지 이악물고 이겨내는 이유다. 물론 고된 훈련의 후폭풍은 이번 우승 뒤에도 이어졌다. 선수들은 자신들을 혹독하게 몰아부친 위 감독에게 헹가래 후 때리고 밟으며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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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청주체육관에서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경기가 열렸다.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청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1명이 아닌 5명이 하는 농구
우리은행 농구의 큰 틀은 5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국민은행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 우리은행의 조직력을 깨지 못해 고전했다. 위 감독은 “외국인선수가 20점 이상 넣어 이기는 경기는 필요없다. 그러면 국내 선수들은 다 죽는다. 그렇게 해선 절대 좋은 농구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 감독의 확고한 지도철학 아래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 등 국내 선수들이 팀 중심으로 섰다. 박지수에 의존한 국민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코트 곳곳에서 득점포가 터졌다. 우리은행 박혜진은 “챔프전 경험이 많아도 긴장되는 것은 똑같다. 하지만 우리 팀만의 장점이 있다. 다른 팀들은 에이스만 막으면 다른 선수들까지 막히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임)영희 언니와 (김)정은 언니에게 상황에 맞게 공을 주면 된다”고 말했다.

모두가 함께 빛나려면 저마다 양보하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이타적인 플레이의 기본이다. 국가대표 슈터 출신 김정은은 외곽 성향의 슈터 출신이지만 골밑에서 궂은일을 하며 팀을 위해 희생했다. 193㎝의 박지수를 막기 위해 온힘을 다해야 했지만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임영희는 김정은의 적응을 돕는 등 후배들을 챙기느라 바빴다. 위 감독도 “활약도를 떠나 내 마음 속 MVP는 늘 영희다. 많은 나이에도 훈련을 거른 적이 없다. 스타 출신 선수가 왔는데 팀에 잘 적응하도록 잘 보살폈다. 정은이가 영희한테 많이 의지했다”고 고마워했다.

끈끈함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늘 가진 전력 이상의 성적을 끌어냈다. 근성과 투지로 똘똘 뭉친 우리은행은 이제 그 어떤 팀도 이루지 못했던 7연패 신화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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