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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장준원 3루수 기용, 류중일 감독의 '압박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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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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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캠프에서 준비한 적 없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심장의 크기를 재는 압박 면접이었을지도 모른다. 면접자가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태도는 합격점이다. LG 유격수 장준원의 3루수 도전 얘기다.

17일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서 LG 류중일 감독은 5회초 장준원을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대주자로 투입한 뒤 수비에서 3루수를 맡겼다. 장준원은 7회말 첫 타구부터 실책을 저질렀다. 박건우의 땅볼을 잘 잡았는데 1루 송구가 어긋났다. 1점만 주고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무산됐다. LG는 여기서 흐름을 끊지 못한 채 5-9로 역전패했다.

류중일 감독은 18일 경기에 앞서 장준원을 3루수로 기용한 배경에 대해 "백업 내야수는 여러 포지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손주인(삼성) 같은 선수가 돼야 한다. (손주인은)LG에서는 주전이었지만 삼성 있을 때는 내야 유틸리티였다. 그래야 누가 다치거나 했을 때 어느 자리든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장준원은 1군은 물론이고 퓨처스 팀에서도 3루수를 경험한 적이 없는 전문 유격수다. 3루수 기용이 캠프부터 준비된 건 아니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오지환의 공백을 가정하면)주전 유격수 가능성이 큰 백승현도 그랬다. 백승현은 "캠프에서 2루수로 하루 정도 나간 것 같다. 나머지는 다 유격수 훈련만 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정규 시즌이 개막하면 두 명의 유격수가 공존하기 어렵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17일 경기에서 장준원의 멀티 포지션 가능성을 실험했다. 17일 실책에 대해서는 "잡기는 잘 잡았는데, 거기서 폭투(악송구)가 나와버리네"하며 웃었다.

"그 다음(8회) 수비 때 (윤)진호 형이 들어오길래 제가 빠지나 했는데 아니었어요. 그때 뭔가 느꼈죠. 실수에 위축되지 말라는 뜻으로 느껴졌어요. 실수는 실수고 그 뒤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덕분에 마음이 안정된 것 같아요." 장준원은 17일 경기를 돌아보며 이렇게 얘기했다.

낯선 포지션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장준원은 "아무래도 공이 오는 길이 달라서 긴장됐죠. 7회 실책은, 3루수는 송구 거리가 길고 사람들도 강한 송구를 기대하잖아요. 그런 면을 보이고 싶다는 마음에 힘이 너무 들어갔어요"라고 했다. '잡기는 잘 잡았다'고 한 류중일 감독의 말을 전하자 "수비는 완성이 돼야죠"라며 실책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LG의 선발 라인업은 모양을 거의 갖췄다. 하지만 여기서 밀린 선수들이 자포자기할 때는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캠프에서 눈여겨 본 선수들에게 주요 백업 포지션을 맡길 계획이다. 예상 못 한 압박 면접에서 실수를 했지만 장준원의 마음가짐만큼은 탈락 대상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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