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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캠프 스케치] "공 좋아, 신경쓰지마" 류현진 위로한 로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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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3-2 풀카운트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 맷 데이비슨의 배트가 돌았다. 투수 뒤로 빠지는 땅볼 타구였지만, 2루수 제이크 피터가 글러브를 갖다대고 있었다. 정상적이라면 수비가 됐어야 할 상황. 그런데 타구가 2루 베이스를 맞고 튀면서 안타가 됐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사 1, 3루가 됐다.

18일(한국시간)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의 두번째 캑터스리그 등판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장면이다. 류현진은 이날 이런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3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투구 수는 62개를 기록했다.

다시 경기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그 장면 직후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왔다. 불펜이 비어 있었기에 교체는 아니었다.

매일경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이날 등판이 결과에 비해 내용이 좋았다고 평했다. 사진= MK스포츠 DB


배터리와 내야진을 마운드로 불러모은 로버츠는 류현진의 기운을 북돋으려는 듯 가슴을 툭툭 치면서 몇 마디 말을 건내고 다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류현진은 다음 타자를 삼진 처리했고, 3회를 공 10개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류현진은 "감독이 공이 좋으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며 2회 감독이 마운드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를 전했다.

감독이 '신경쓰지 말라'고 한 것은 주심의 애매한 스트라이크존과 계속된 아쉬운 수비였다. 이날 류현진은 많은 땅볼 타구를 유도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2회 1사 1루에서 요안 몬카다를 땅볼로 유도했을 때 병살이 완성되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쉬웠다.

로버츠는 경기를 2-5 패배로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그때 스트라이크존에 약간 절망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고 했다. 그에게 숨 쉴 틈을 주고, 다시 집중하게 하려고 했다"며 마운드 방문의 목적에 대해 말했다.

로버츠는 "결과보다 더 좋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류현진의 투구 내용에 대해 말했다. "병살로 이어져야 할 타구가 그러지 못하면서 거기서 투구 수가 올라갔다. 스트라이크존도 좁았다"며 외적인 변수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류현진의 투구 내용을 평가했다. "오늘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구속도 89~92마일 수준으로 잘나왔다. 체인지업, 커터, 슬라이더도 계속해서 발전중이다. 무엇보다 행복한 것은 3회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병살로 이닝을 끝냈다는 것이다. 불펜에서 4회 투구를 대신했다"며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류현진이 어깨 수술 이후 회복중이던 2016시즌부터 그를 지켜봐온 로버츠는 "다시 말하지만, 지금 현재 그의 상태는 지난 몇년간 이맘때 모습보다 더 좋은 상태"라며 그가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예정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투구 수는 필요한 수준까지 소화했다. 4회를 실전에서 소화한 것과 불펜에서 소화한 것의 차이가 있겠지만, 괜찮다"며 선수를 두둔했다. 다음 등판 예정일인 23일에는 5이닝을 소화한다는 것도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작은 소동도 있었다. 6회 마운드에 오른 페드로 바에즈가 1사 1루에서 요안 몬카다를 상대하던 도중 연속 보크 판정을 받았다. 이 상황에서 심판진에게 항의했던 로버츠는 "피비(바에즈의 애칭)는 세트 포지션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심판들이 이에 익숙하지 못한 모양이다. 심판진은 더블 세트라며 보크를 선언했지만, 우리가 알기로는 계속해서 같은 동작을 하면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피비는 이번 캠프 내내 같은 동작을 해왔는데 심판들이 이에 익숙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greatnemo@mae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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