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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장애 극복한 의지로… 지금은 치매와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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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대 장애인체육회 고문, ‘황연대 성취상’ 회견서 밝혀

애덤 홀-시니 퓌 수상자로 선정

동아일보

“살면서 여러 가지 고통을 겪기 마련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고생했고 지금은 치매와 싸우고 있다. 하지만 고통을 겪을 때마다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의지는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30년 만에 안방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황연대 성취상’의 시상자로 나서는 황연대 대한장애인체육회 고문(80·사진)이 16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황 고문은 “어떤 역경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으니 이번에도 이겨내리라 생각한다. 패럴림픽 선수들도 후배 장애인들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연대 성취상은 소아마비 여성으로 의사가 된 뒤 장애인 권익운동을 펼쳐온 그가 1988 서울 패럴림픽 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기부한 기금으로 만들어졌다. 장애 극복과 도전정신을 훌륭하게 발휘한 남녀 선수 각 1명에게 수여된다. 시상식은 18일 폐회식에서 진행된다.

역대 황연대 성취상 수상자 중 6명이 황 고문에게 감사패와 메달을 전달한다. 황 고문은 “제가 어릴 때 지나가는 사람이 ‘저러고 살아서 무엇 하나’라는 소리를 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 때도 (소아마비라는 이유로) 떨어진 아픔이 있다.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장애인이라고 입학 때 불이익을 당한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런 미개한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가 당사자로서 가슴이 아프다. 죽기 전에 이런 일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창 패럴림픽 수상자로는 애덤 홀(뉴질랜드)과 시니 퓌(핀란드)가 선정됐다. 척추 장애를 가진 홀은 알파인스키 선수로 뉴질랜드에서 장애인 어린이 지도에 앞장섰다. 이번 대회 슈퍼복합 남자 입식 스키 동메달을 땄다. 좌식 크로스컨트리스키에 참가한 퓌는 스키 선수로 활동하다 17세에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2회 연속 패럴림픽에 참가했고 패럴림픽 운동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한국의 신의현과 양재림을 포함해 9개국 13명이 후보로 올랐었다.

평창=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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