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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단독]연맹비판 괘씸죄?..."여자컬링대표팀 출국 인터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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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여자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오후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미, 김초희, 김경애, 김선영, 김은정 선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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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컬링경기연맹은 도대체 누구 편인가. 집행부 내분으로 대한컬링연맹이 관리단체로 지정된 가운데, 컬링연맹을 관리하고 있는 관리위원회가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한국여자컬링대표팀 선수들에게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14일 오후 5시 인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17일부터 2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노스베이에서 열리는 2018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또다시 상위권 입상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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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오후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은정, 김선영, 김민정 감독, 김영미, 김경애, 김초희 선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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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대표팀은 지난달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1~5위를 모두 쓸어버렸고, 일본과 4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출국하는 선수들은 “캐나다에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 정도의 말만 남기고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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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김은정(오른쪽부터),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릉=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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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복수의 컬링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대한컬링연맹 관리위원회가 선수들의 인터뷰를 막았다. 컬링연맹 관리위원회는 14일 대표팀 감독, 선수, 관리위원 등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여자컬링대표팀은 출국 공식 기자회견을 하지 않음’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위원회는 ‘평창 패럴림픽이 국민적 관심에서 소외되고 있다. 패럴림픽 성공 개최와 휠체어컬링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컬링대표팀의 인터뷰를 막았다.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패럴림픽이 대중들에게 소외됐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 기자회견을 하지 말고 자숙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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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7차전, 대한민국과 스위스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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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컬링연맹 관리위원회의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한국휠체어컬링대표팀은 평창 패럴림픽 예선에서 6승1패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국내 언론들도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13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휠체어컬링 한국-스위스전을 관전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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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컬링 여자결승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의 김영미(왼쪽부터), 김경애, 김선영이 경기를 마친 뒤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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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대표팀이 부각되면 휠체어컬링대표팀이 묻힌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휠체어컬링대표팀 서순석은 여자컬링대표팀 김은정의 빙질 관련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하기도했다.

대한민국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연맹이 소속 선수들의 인터뷰 자체를 금지시키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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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대표팀 김경애 선수가 12일 오전 경북 의성군청에서 열린 컬링 선수단 환영식에 참석해 한 주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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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컬링연맹은 지난해 8월 집행부 내분으로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현재 관리위원회가 관리 중이지만 사실상 ‘식물 상태’다. 은메달을 딴 여자컬링대표팀은 대한컬링경기연맹으로부터 포상금을 한 푼도 못받았다. 스노보드 이상호가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뒤 대한스키협회로부터 포상금 2억원을 받은 것과 대조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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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구 그랜드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김민정 감독은 다섯 번이나 눈물을 보였다.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성격인데, 속이 상해서 자꾸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대구=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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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여자컬링대표팀 감독은 최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컬링연맹의 부조리와 불합리한 처사를 폭로했다. 김민정 감독은 “얼마 전 컬링연맹에 1급 심판을 뽑는다는 공고가 떴다. 나를 포함해 지원자가 12명이었는데 그 중에 대표선발전에서 날 퇴장시킨 심판장도 있었다. 그 분이 지원자 겸 면접관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연맹 직원에게 물었더니 ‘면접관 하다가 자기 차례 되면 지원자 자리에 앉아서 면접 보면 된다’고 하더라. 결과적으로 난 떨어졌고 그 분은 합격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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