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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패럴림픽 티켓 구함” 다시 뜨거운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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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중고시장 입장권 구매 전쟁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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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김모 씨(24)는 이달 중순 강원 평창군을 찾을 예정이다. 김 씨의 ‘평창행’은 올 들어 두 번째. 앞서 그는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가족과 함께 봅슬레이 경기를 관람했다. 김 씨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김 씨는 이번에 평창 겨울패럴림픽까지 관람하기로 했다. 일요일인 11일 열리는 장애인 알파인스키 종목을 골랐다. 그러나 28일 입장권 예매 사이트를 확인한 김 씨는 크게 당황했다. 사이트에서 해당 경기를 검색하자 ‘현재 구매 가능 수량 없음’이라는 문구가 떴다. 아직 패럴림픽 개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입장권이 많이 있을 줄 알았지만 모두 매진이었다.

김 씨는 결국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를 찾아 ‘입장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씨는 “이번이 아니면 한국에서 열리는 겨울스포츠 세계대회를 언제 다시 보겠느냐. 먼저 입장권을 구한 사람들에게 돈을 더 주고서라도 입장권을 반드시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큰 인기를 모은 평창 올림픽에 이어 평창 패럴림픽도 흥행 조짐이 보이고 있다. 개막(9일)이 다가오자 김 씨처럼 뒤늦게 입장권을 구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패럴림픽 모든 경기의 입장권은 약 22만 장.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98%(지난달 26일 기준)의 예매가 벌써 끝났다. 입장권 구매 사이트(tickets.pyeongchang2018.com)를 보면 아이스하키와 휠체어 컬링, 폐회식 등 일부 입장권만 남았다.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에는 ‘패럴림픽 입장권 구한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장터인 네이버 중고나라에서는 이런 구매 희망 글이 1시간에 5, 6개씩 올라온다.

가격이 저렴한 영향도 있다. 많은 구매 희망자들은 “어느 정도 웃돈을 줘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패럴림픽 경기 입장권은 1만6000∼5만 원(A석 기준)이다. 올림픽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 직장인 황모 씨(28·여)는 올림픽 때 ‘팀 킴(Team Kim)’의 경기를 보면서 느꼈던 컬링의 매력을 현장에서 느끼기 위해 장애인 컬링 입장권을 구하고 있다. 그는 “정상 가격의 두 배도 기꺼이 지불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대회가 관광 수요가 많은 3월에 열리는 것도 긍정적이다. 고속철도(KTX)를 타고 강릉이나 평창으로 봄나들이를 가려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 씨(36)는 10일 친구들과 함께 강릉에 가서 1박 2일간 머물 예정이다. 김 씨는 “올림픽이 끝나니 KTX 티켓도 구하기 쉽고, 무엇보다 펜션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마스코트 인기도 한몫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생 강모 씨(22)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호돌이 굿즈’가 그렇게 많이 나왔다는데 지금은 희귀하지 않느냐”며 “이번에 가서 ‘반다비’ 제품을 많이 사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성공에 가려 자칫 패럴림픽이 소외될 것을 걱정해 평창행을 선택한 이들도 많다. 직장인 정모 씨(33·여)는 “남편과 주말에 경기장을 찾을 생각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당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선수들에게 국적을 초월한 응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홍보대사인 한류스타 장근석 씨는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경기 입장권 2018장을 구매해 팬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권기범 kaki@donga.com·안보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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