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피겨 노장 코스트너 "점수는 중요치 않아…내 행복을 위해 타는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순발력과 유연성, 지구력이 중요한 피겨스케이팅은 선수 전성기는 대개 15∼20세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도약과 착지에 따라 부상이 심해 선수 생명이 길지 않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도 대부분 10대∼20대초반이다. 나이가 들수록 힘은 떨어지지만 경험에 기반한 표현력은 탁월해진다. 이번 대회 피겨 최고령 출전자 카롤리나 코스트너(31·이탈리아)는 선수 황혼기를 훌쩍 지났지만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코스트너는 21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5.06점, 예술점수(PCS) 38.09점을 합쳐 73.15점을 받아 6위를 기록했다.

코스트너는 두번째 점프인 트리플 루프(앞으로 활주하다 뒤로 돌아 오른발 아웃 바깥날로 도약해 튀어오르는 점프) 착지 도중 실수했다. 하지만 이후 연기를 깔끔하게 수행했고 특유의 표정 연기로 좌중을 휘어잡아 큰 박수를 받았다.

경기 후 만난 코스트너는 “두번째 점프에서 비록 실수를 했지만 내 경기력에 만족한다”며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행운이고 기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장답게 코스트너는 나이와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았다. 코스트너는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빙판에서는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고 웃어보였다.

세계일보

코스트너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올림픽 자체를 즐기고 있다. 코스트너는 “점수는 내게 중요치 않다. 그저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며 “선수생활 무려 15년째인데 내가 행복하려고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다. 우승하려는 마음은 그 다음 문제다”고 초연함을 보였다.

코스트너는 이번이 4번째 올림픽이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9위에 오른 그는 2010년 밴쿠버에서 16위로 떨어졌지만 포기하지 않고 4년 뒤 도전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은메달을 딴 ‘피겨 여왕’ 김연아(28)와 시상대에 나란히 올라 국내에서 잠시 주목받은 적도 있다.

코스트너는 “모든 올림픽은 내게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이다”며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강릉=최형창 기자, AP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