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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선발 톱 10, 2S 이후 어떤 결정구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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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투수의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 안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우선은 그 투수가 패스트볼로 압도할 수 있는 유형의 투수인지 아니면 변화구 위주의 기교파 투수인지를 알 수 있다.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공이 무엇인지도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구엔 담겨 있다. 볼 카운트가 밀리면 패스트볼 선택이 늘어난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엔 그가 진짜로 믿는 공의 정체가 드러난다.

지난 시즌 평균 자책점 10걸에 든 투수, 즉 한국 프로 야구 톱10 투수들의 결정구를 살펴봤다. 선수들의 다양한 면면처럼 승부구 또한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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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 자책점 1위 투수는 피어밴드였다. 피어밴드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너클볼 전문 투수다.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에서도 너클볼이 역시 많았다. 33.2%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것은 2스트라이크 이후 너클볼 비율이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전체 카운트에선 너클볼의 비중이 20.9%였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를 잡으면 피어밴드의 공은 더욱 지저분해졌다. 볼 카운트의 여유가 있을 때 제구는 어렵지만 타자도 치지 힘든 너클볼을 보다 많이 던졌다는 걸 알 수 있다.

2위 장원준은 체인지업 승부가 많았다. 아무래도 좌타자보다는 우타자가 많은 리그 특성상 우타자의 바깥쪽을 많이 공략하려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장원준의 공은 바깥쪽을 중심으로 주목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차우찬은 의외의 결과를 냈다.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비율이 37.6%에 불과했다. 차우찬은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승부구에서닌 패스트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다.

전체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이 차지하는 비중은 43,7%였다. 차우찬은 시즌이 끝난 뒤 "패스트볼의 볼 끝이 좋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기록은 그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다.

반면 양현종은 카운트에 상관없이 우선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구 내용을 보여 줬다. 2스트라이크 이후 패스트볼 비율이 59.3%나 됐다. 평균 자책점 톱10 선수 가운데 패스트볼 승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양현종은 전체 카운트에서도 패스트볼을 60.2% 섞어 던졌다. 바깥쪽으로 빠져 앉으려던 포수에게 타자에게 붙어 앉으라고 손짓하던 자신감 넘치는 투구가 오버랩 되는 기록이다.

헥터와 켈리는 체인지업 승부가 많았다. 두 투수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체인지업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몸에 맞을까 봐 우투수가 잘 쓰지 않는 우타자 상대 몸쪽 체인지업도 거리낌 없이 쓰고 있다. 그만큼 체인지업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시 강력한 패스트볼이 장착돼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레일리 역시 체인지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전체 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였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엔 27.8%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업그레이드 된 체인지업의 자신감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레일리의 체인지업은 변화도 심해서 타자들이 따라가기 힘든 궤적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소사. 소사는 파이어볼러 이미지가 강하다. 54.4%면 패스트볼 비율이 낮지 않다. 하지만 이미지에 비해선 변화구 승부가 많다. 특히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흥미로운 것은 슬라이더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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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의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 그래픽이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당연히 슬라이더가 많았다.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져 나가는 공으로 헛스윙을 많이 유도했다.

중요한 건 좌타자에게도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는 점이다. 좌타자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백도어 슬라이더를 앞세워 많은 삼진을 잡았다. 소사를 단순히 공만 빠른 선수로 인식하고 있어선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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