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부' 속 연희 연출을 맡은 문정수(39)씨가 종로구 북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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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봉한 사극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 한 장면이다. '흥부'는 작자 미상인 고전 『흥부전』의 탄생 비화를 상상한 작품이다. 음란 소설을 쓰던 연흥부(정우 분)가 글로 세상을 바꾸는 민초의 작가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영화 '흥부' 한 장면. 지난해 작고한 배우 김주혁이 주인공 흥부(정우 분)를 변화시키는 민중 지도자 조혁 역을 맡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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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는 어떻게 참여했나. “제작진이 자문 구하려고 수소문하니 몇 군데서 내 이름이 나왔다고 하더라. 기존 영화에서 연희는 풍경으로 끝난 적이 많다. 조근현 감독님이 본격적으로 해보자 하셨다. 백미경 작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 주제를 압축한 새로운 연희극을 창작해 나갔다.”
영화 '흥부'에서 고전 『흥부전』에 신선한 해학을 불어넣은 연희극 장면.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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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들여 세공한 것은 영화 마지막 궁중 연희 장면이다. 그가 직접 헌종의 아버지 효명세자 꼭두각시 역으로 나섰다. 그는 “탈춤, 판소리, 연희 전문 배우 등 최고만 모인 20여명 연희꾼 덕에 족히 1년은 걸릴 연희 준비를 지난해 3~8월 6개월 만에 해냈다”며 “한국영화에서 새로운 창작 연희를 엮어낸 건 ‘흥부’가 처음”이라고 자부했다.
문정수 연희 감독이 가장 공들인 마지막 궁중 연희. 고관대작을 목숨 걸고 풍자하는 재담과 춤사위가 극의 긴장감을 바짝 조인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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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마치고 열여덟 살에 무작정 대전의 작은 극단에 들어가 허드렛일부터 시작했고, 스무 살에는 전통 연희를 배우러 무작정 전국을 떠돌기 시작했다. 그는 “돈도 빽도 인맥도 없으니 나는 삶 자체가 그저 ‘무작정’이었다”고 돌이켰다.
문정수 연희 감독은 "어릴 적부터 막걸리 술기운에 거칠게 울려 퍼지던 동네 어른들의 농악이 신명났다"며 웃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는 흥겨운 즉흥 재담을 펼쳐내곤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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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는 무형문화재 남사당놀이 전수자가 됐고, 오디션을 거쳐 18대 품바로도 뽑혔다. 각설이가 주인공인 '품바'는 1981년 초연 이래 5000회 이상 공연된 연극이다. 그는 “뉴욕 공연도 다녀왔지만, 정규수 선배님의 초대 품바와 흡사하단 칭찬이 제일 뿌듯했다”고 했다.
2014년엔 단돈 20원만 갖고 갓신에 도포 자락 펄럭이며 서울에서 부산을 다녀온 16박17일 여행기를 『이십원 쁘로젝뜨 미친방랑』란 책으로 엮어 냈다. 사진은 책 속 이미지. [사진 북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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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는 가수 김완선의 콘서트 무대에서 각시탈과 흰 한복 차림에 부채를 들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에 맞춰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상?디자인?극작?연희 등 다방면 또래 예술가와 뭉친 ‘경복궁 프로젝트’도 있다. 서울 효자동을 아지트 삼아 새로운 형태의 연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활동중이다. 그는 “언젠가 전통 연희를 담은 뮤지컬 영화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김완선 연말 콘서트에서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에 맞춰 전통 연희를 선보인 문정수 감독. [사진 문정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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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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