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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박항서 매직`…베트남 `카퍼레이드`로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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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亞 축구선수권서 베트남 사상 첫 준우승 견인

27일(한국시간) 중국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 폭설이 내려 그라운드에 눈이 쌓였지만 우승을 건 혈전은 멈추지 않았다.

0대1에서 극적인 프리킥으로 1대1로 만든 베트남. 이후 온몸을 던져 연장 후반이 1분도 채 남지 않았다. 승부차기에 돌입할 듯 보였다. 하지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1대2로 석패했다.

예선부터 베트남 돌풍을 일으켰던 '박항서 매직'이 아쉽게 멈추는 순간이었다.

박항서 감독은 이후 베트남 국영 방송 'VTV'와 인터뷰하면서 "119분 동안 잘 싸웠는데 마지막 1분을 막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아쉬움보다 고마움이 더 컸다. "폭설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내 인생 가장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40일을 보냈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낸 박 감독은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뛰면서 팬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 덕분에 너무 행복했다. 대회를 준비하고 치렀던 40일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한 뒤 "우릴 응원해준 모든 팬에게 감사드린다. 그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베트남 일간지 '난단'도 경기 직후 박 감독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박 감독은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미래에는 베트남 축구가 아시아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승 실패 앞에서 박 감독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베트남은 달랐다. 조별 예선에서 호주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토너먼트에 진출한 베트남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4강에 이어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폭설 속에서도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 그들의 모습은 팬들을 감동시켰고 베트남은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의 한국'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사실 당연한 결과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 올랐다. 이 대회 한 번으로 베트남은 '축구 변방'에서 중심으로 뛰어올랐다. 당연히 대표팀이 귀국하는 28일 베트남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베트남 언론 틴더타오에 따르면 귀국하는 베트남 U-23 대표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를 맞기 위해 수도 하노이에는 카퍼레이드 행사를 준비했다. 슈퍼카 4대와 박 감독과 베트남 선수들 모습이 크게 박힌 2층 버스 2대가 제작됐다. '박항서 매직'을 증명하듯 귀국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인근 교통이 한때 마비됐을 정도다.

아쉽게도 박항서 매직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하지만 베트남 축구팬들에게는 충분히 '해피'했던 시간이었다.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시아 최초로 준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박 감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노동훈장을 받게 됐다.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박 감독에게 최고 수준인 '3급 노동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1급 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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