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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평창 격돌, 별과 별] '올림픽 3연패' 노리는 이상화… '늦깎이 별' 고다이라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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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스피드스케이팅 500m

세계일보

이상화(왼쪽), 고다이라 나오


2010 밴쿠버와 2014 소치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거머쥔 ‘빙속여제’ 이상화(29). 2018 평창올림픽에서 그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올림픽 3연패를 노린다. 그러나 그에게 지금은 챔피언보다는 ‘도전자’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 바로 ‘늦깎이 스타’ 고다이라 나오(32·일본)의 존재 때문이다.

두 선수의 올림픽 첫 만남은 8년 전 밴쿠버로 결과는 이상화의 완승이다. 그는 밴쿠버에서 모두의 예상을 깬 ‘금빛 질주’로 세계 최고의 빙속 스프린터의 자리에 올랐고 고다이라는 12위에 그쳤다. 4년 전 소치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다이라는 기량을 끌어올려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5위에 머물렀고 이상화는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둘의 일방적인 관계는 고다이라가 소치 이후 28세의 나이에 자비를 들여 ‘빙상 최강국’ 네덜란드로 훈련을 떠나면서 역전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빙속 프로팀 ‘팀 콩티뉴’에 입단한 고다이라는 마리안네 팀머 코치로부터 등을 세우고 달리는 질주 자세를 훈련하는 등 여러 부분을 수정받은 뒤 기량이 180도 달라졌다.

네덜란드 훈련 성과 덕분에 고다이라는 2014~15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에서 이상화를 따돌리고 종합우승을 거머쥐었고, 이후 여자 빙속 단거리계는 ‘고다이라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이상화가 소치 이후 고질적 무릎 부상으로 신음하는 동안 고다이라는 2016~17 월드컵 시리즈 6차례 레이스를 모조리 우승했다. 2017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이상화를 꺾고 정상에 오르면서 이상화는 ‘2인자’로 내려앉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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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에도 고다이라의 우위는 계속되고 있다. 2017~18시즌 1~4차 월드컵에서 치른 7차례 레이스에서도 고다이라의 자리는 항상 시상대 맨 윗자리다. 아울러 2016~17시즌부터 국내외 대회 24연속 우승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상화는 올 시즌 월드컵에서 고다이라에게 밀려 2위만 5번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상화에게도 믿을 구석은 있다. 2017~18 2차 월드컵 1, 2차 레이스에서 1초, 0.88초로 크게 뒤졌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달 8, 9일 4차 월드컵 1, 2차 레이스에서는 0.21초, 0.25초로 그 격차를 줄였다. 올림픽 우승 경험에 홈팬들의 응원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상화는 2014 소치를 앞두고는 세계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에 부담감이 컸단다. 이제는 도전자 입장이 된 이상화는 “한 단계 아래에 있는 지금이 오히려 편하다”면서 “이번 시즌 7번 모두 그가 내 앞에 있었지만 좀 더 보완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상화가 평창에서 또다시 ‘금빛레이스’를 펼친다면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1992·1994)에 이어 여자 500m 3연패를 달성한 두 번째 선수가 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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