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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심석희 사태, 쇼트트랙 오랜 병폐 때문”…파벌·짬짜미·불법도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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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채널A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 심석희(21·한국체대)가 대표팀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한 건 쇼트트랙 계의 오랜 병폐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심석희의 에이전트 갤럭시아SM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대표팀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감독 기관인 연맹에서 사태 전모를 정확히 파악해, 소상히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대표팀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치들에게 상습적인 구타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훈련해 왔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었다.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했던 선수들은 7장 분량의 자술서에서 거의 매일 코치들에게 구타를 당했고 심지어 아이스하키채로 맞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맞았다’는 대목도 있었다.

또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휴대전화 사용이나 인터넷 채팅을 금지 당했고 남자 선수들과 얘기도 못하게 하는 등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통제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쇼트트랙 계는 음주소동, 불법도박 사건 등 소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0년에는 같은 파벌 선수끼리 밀어주는 ‘짬짜미 사건’이 드러나 해당 선수들이 징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대표선발전 방식이 바뀌어 안현수(32)가 러시아로 떠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안현수는 2014년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로 와서는 나이가 많든 적든 서로 같이 어울려서 운동한다”면서 “러시아에 와서 가장 기뻤던 건 동메달을 따든 은메달을 따든 전 스태프가 다 같이 기뻐해주고 선수들도 축하해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심석희 사태도 쇼트트랙 계의 오랜 병폐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는 19일 채널A ‘뉴스특급’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훈련에서 항상 문제가 있었다”면서 “워낙 우리나라가 쇼트트랙에서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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