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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강수지의 쓰담쓰談] 정용화 부정입학과 사과, 그리고 학생유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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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씨엔블루 멤버 겸 배우 정용화. 정용화는 경희대 대학원 박사 과정에 정상적인 면접을 보지 않고 합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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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강수지 기자] "학생 모집에 힘쓰고 있고,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유치, 미달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므로 대학원에 지원해 학과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경희대 응용예술학과 A 교수

입시, 입대, 취업은 대한민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큰 책임감과 중압감으로 다가오는 큰 이벤트입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또 혼신의 힘을 다해 온몸을 부딪쳐 겪는 일이기에 이에 대한 불합리, 부조리한 이야기가 들려오면 유독 화가 밀려오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스타의 부정 입학 사건으로 분노의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밴드 씨엔블루 멤버 겸 배우 정용화(29)가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학칙과 어긋난 형태(정상적 면접이 아닌 소속사 사무실에서 개별 면접 진행)로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정용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담당자는 이 문제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소속사는 공식입장을 내고 "소속사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정용화 입학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공식입장에서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 측의 학생 모집 방식입니다.

"정용화는 학교 측의 수회에 걸친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 2017년 1월 경희대에서 실시한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추가모집 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정용화는 2016년 가을학기에 응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지원했다가, 원서 기재 실수로 입학전형에서 불합격했다. 그런데 해당학과 박사과정 지원자가 부족, 계속 정원미달이라 학교 측이 지속적으로 소속사에 정용화가 추가모집에 응시할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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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17일 공식입장을 내고 "소속사는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논란에 대해 사과했고, 정용화 입학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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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대학원 학과가 학생 모집에 힘쓰고 있고,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유치, 미달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므로 대학원에 지원해 학과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는 담당 교수님의 바람도 들었다."

"정원미달로 실시된 2017년도 추가 모집시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으므로, 정용화가 들어가기 어려운 과정을 특혜를 받아 부정하게 입학한 것도 아니고, 대중의 평판을 생명으로 삼고 있는 인기연예인으로서는 그럴 이유도 없었다."

소속사의 설명에 의하면 정용화는 2016년 가을학기에 박사과정에 지원했다가 원서 기재 실수로 불합격했는데, 지원자가 부족하다 보니 학교 측에서 지속적으로 소속사에 정용화의 추가모집 응시를 권유했습니다. 추가 모집 응시자들은 지원자 미달로 모두 합격했죠. 그리고 대학원 입학 응시원서 작성, 제출, 학교와 연락 등 모든 업무는 소속사가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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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 자필 사과문. 정용화는 17일 인스타그램에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 관련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정용화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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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정용화는 사건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원인을 자신에게 찾으며 인스타그램에 자필로 적은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진심으로 고개 숙여 죄송하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진실이 무엇이든, 모든 게 제 잘못임을 알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습니다. 또 "정말 부끄럽고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이런 글로 빼앗아 죄송하다"고 거듭 고개를 떨궜습니다.

사건을 요목조목 짚어보면, 정용화는 억울할 만한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의도는 아니었겠죠. 하지만 미성년자도 아닌 다 큰 성인 본인의 학업을 위한 과정을 소속사의 지시대로 따르고, 남이 대신 처리해줬다는 것을 평범한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부 대학이 특급스타를 영입해 학교 홍보에 활용하려는 경우에 대한 세간의 우려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과거 톱 아이돌을 보유한 유명 기획사 대표를 먼저 석사과정에 영입한 뒤 이후 소속 아티스트에게 장학금 등의 혜택과 편의를 제안한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 또한 공정한 룰과 경쟁을 무시한 편법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은 꼭 필요합니다.

더욱이 정용화 개인으로는 지난 2016년 '유명 연예인 영입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소속사 주식을 취득, 약 2억 원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아(무혐의 결론) 물의를 빚은 바 있기에 신중하고 꼼꼼한 처신을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 겸손하고 책임감 있는 대중스타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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