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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남북 탁구여왕’ 현정화-리분희 27년 만에 상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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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한, 평창 패럴림픽 참가 표명으로 가능성 높아져

리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 자격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이후 한번도 못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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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단일팀으로 참가한 북한의 리분희(왼쪽)와 현정화(가운데) 선수가 손을 잡고 정을 나누고 있다. 지바/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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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평창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2018 평창 패럴림픽에도 대표단을 보내기로 하면서 ‘남북 탁구여왕’ 현정화(49) 렛츠런탁구단 감독과 리분희(50)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의 27년 만의 상봉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둘은 남북 분단 이후 최초로 단일팀이 구성됐던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여자 복식에서 호흡을 맞췄고 여자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여자 단체전 9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세계 최강 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큰 감동을 안겨줬다. 당시 남북은 46일간 합숙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간 정이 들었고, 감격적인 금메달을 일궈내 2012년 <코리아>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 감독과 리 서기장은 이후 몇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현 감독은 지난 2005년 6월 ‘6·15 남북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민족통일대축전에 한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리 서기장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고, 미리 준비한 편지도 전달하지 못했다.

2012년 ‘영국 상봉’도 아쉽게 무산됐다. 당시 현 감독은 런던 올림픽에 한국선수단 여자대표팀 총감독 자격으로 참가했고, 리 서기장은 런던 올림픽 직후 열린 런던 패럴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했다. 하지만 현 감독이 올림픽 직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면서 둘 간 만남은 또 좌절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현 감독이 아시안게임 선수촌장을 맡았고, 리 서기장도 방한이 유력해 둘간 상봉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현 감독이 음주 운전 여파로 선수촌장직을 사임했고, 리 서기장도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한국에 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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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제41차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으로 참가한 리분희(왼쪽)선수와 현정화 선수가 복식경기를 벌이고 있다. 지바/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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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는 3월9일 개막하는 평창 패럴림픽에선 둘의 상봉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북한은 평창 패럴림픽에 장애인 노르딕 스키 선수 2명을 파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한 장애인체육 행정의 실무 책임자를 맡은 리분희 서기장이 선수단을 이끌 것이 유력하다. 현정화 감독과 만난다면 무려 27년 만의 재회다.

현 감독은 “(리분희) 언니가 온다면 이번 만큼은 꼭 만나서 그동안 지낸 이야기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어떤 상황이 생기더라도 무조건 찾아가 만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어 “언니에 대한 기억이 잊혀질 무렵 영화가 나오면서 (언니가) 더 많이 보고 싶어졌다”고 덧붙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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