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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정운찬 KBO 총재에게 바란다]④개막전이 LG·두산전이라면…얼마나 재미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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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진진한 게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2018 정규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눈에 우선 들어온 것은 개막전 매치업이었다. KBO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막전 매치업을, 두 해 전 순위에 따라 자동 편성했다. 1위팀과 6위팀, 2위팀과 7위팀의 대결을 시작으로 5위팀과 10위팀의 경기까지 묶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편성 방식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8월 실행위원회의 결과물로, 최대한 흥미로운 대진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오는 3월24일 열리는 올 시즌 개막전 대진은 흥미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개막 매치업은 삼성-두산(잠실), LG-NC(마산), 한화-넥센(고척), kt-KIA(광주), 롯데-SK(문학) 경기. 야구팬이 라이벌 매치로 흔히 떠올릴 만한 카드는 없었다.

이를테면 전통의 라이벌이자 자유계약선수(FA) 김현수(LG)의 이적으로 화제가 된 LG-두산전 또는 삼성-KIA, 롯데-NC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KBO는 나름의 사정을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개막 매치업과 여러 구단의 사정을 감안해 짜낸 일정”이라고 했다.

실행위원회에서는 당초 개막 일정을 완전히 KBO에 맡길 뜻도 있었지만 상위팀의 어드밴티지만큼은 살려놓는 것으로 선회했다. 2년 전 시즌 상위 5개팀이 개막전을 홈구장에서 치르는 것은 유지했다. 여기에 개막전을 원정경기로 치르는 구단의 입장이 반영됐다. 대개 주말경기로 개막 원정길에 오르는 팀은 다음 주중 화요일 홈 개막전을 치르곤 했다. 홈 개막전 흥행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이들 팀은 개막 다음 주말에 홈 개막전을 치르기를 바랐고, 개막 이후 5경기를 원정경기로 치르게 됐다. KBO 역시 이런저런 입장을 두루 고려하다 보니 최선이 아닌 차선의 개막 매치업을 뽑아낼 수밖에 없었다.

KBO리그 최대 강점은 라이벌 구도가 많다는 것이다. 개막 매치업을 고정시키거나 그전 겨울의 선수 이적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라이벌 구도를 감안해 짤 수 있도록 열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운찬 KBO 총재는 ‘동반성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팀별 전력차를 줄여 흥미를 배가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한 제도 보완도 가능해 보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아시아쿼터제 도입도 고려해볼 대목이다.

이는 전력이 떨어지는 팀이 단기간에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리그나 일본리그에서 중심으로부터 밀린 선수라면 영입이 가능해 보인다. 일본리그에서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KBO리그에서 은퇴하는 장면도 떠올려볼 수 있지 않을까.

외국인선수의 포지션 제한을 푸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팀 사정에 따라 외국인선수 셋을 모두 투수로 가는 것도 용인하면 팀별 개성이 더욱 또렷해질 수도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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