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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국민 거포' 박병호 "야구를 즐겁게 하고 싶어 돌아왔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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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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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하얏트인천=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야구를 즐겁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국민 거포' 박병호가 돌아왔다. 박병호는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인천 2층 이스트살롱에서 공식 환영식을 겸한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박병호는 KBO리그에 복귀한 소감 그리고 친정팀 넥센 히어로즈에서 다시 활약하게 된 각오를 밝혔다.

앞서 박병호는 지난해 11월 27일 자신의 고향 팀인 넥센과 연봉 15억 원 계약을 체결하며 2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음을 선언했다.

박병호는 지난 2015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5년 총액 1850만 달러(한화 약 200억 원)에 계약하며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지만, 지난 2016년 메이저리그 62경기에 나와 12홈런 타율 0.191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박병호는 2017시즌 절치부심하며 기회를 노려봤으나 시즌 내내 마이너리그에서 머물며 아쉬움을 삼켰고, 결국 미네소타와 잔여계약 해지에 합의하며 친정팀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행사는 박병호가 넥센 고형욱 단장과 함께 앉아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하며 시작됐다. 고형욱 단장은 박병호의 고유 번호인 52번 유니폼을 선수 본인에게 전했고, 넥센 장정석 감독과 서건창은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병호는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온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환영식을 열어주신 넥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운을 띄운 뒤 "2년 전 큰 목표를 가지고 미국으로 떠났는데, 부상 등의 이유로 마이너리그에 머물며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려 힘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대표님께서 넥센으로 돌아오라고 말씀해주셔 너무 감사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

▲ 지난 2년은 어떤 의미였는지.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도 있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뛴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많은 선수들을 만났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세계에 더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선수들과 대결을 해본 시간들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

▲ 미국에 있는 동안 아쉬웠던 점은.
첫 해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했을 때, 타율은 낮았지만 홈런은 많이 치고 있었다. 작년 스페인 캠프 때까지 좋았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좀 더 쉽게 마음을 먹고 플레이 했어야 했는데 자신감을 잃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시범 경기 성적이 좋았지만, 마지막 날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았다. 하지만 4월에 금방 올라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밑에 내려가서도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았던 부상을 당했다. 그 이후 타격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근데 그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분명히 제 자리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 마다 다른 선수들이 선택 받는 것을 보면서 아쉬웠다.

▲ 미국에 있는 동안 가장 특별했던 점은.
투수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는 선수들이 즐비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확실히 구속이나 변화구에서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위에 있다. 야구 외적인 것도 정말 좋다. 선수라면 뛰어보고 싶게 만드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 결정적으로 본인이 KBO리그로 돌아오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끝내면서도 계약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도전을 하려고 했다. 내가 있었던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는 한 단계 차이지만 하늘과 땅 같은 느낌이다. 식사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힘든 점이 많았다. 그런 와중에 대표님의 전화를 받았고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점은 즐겁게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 이제 목동이 아닌 고척돔에서 뛰게 될텐데 새로운 구장에서 뛰는 느낌은 어떨 것 같은지.
홈 구장에 대한 느낌은 정말 궁금하다. 캠프 다녀와서 빠른 시간 내에 적응을 해야할 것 같다.

▲ 52번 유니폼을 다시 받는 순간 느낌이 어땠는지.
이 자리에 올라오면서 넥센 관계자 분들과 서건창 선수를 만났는데 뭔가 마음이 편했다. 유니폼을 받는 순간 다시 한 번 야구장에서 즐겁게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2년 전의 박병호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나아진 것 같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은지.
2년 동안 국내 무대를 뛰지 않았기에 걱정되는 것도 많다. 하지만 다른 팀이 아닌 넥센이기 때문에 잘 적응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황재균, 김현수와 다시 국내 무대에서 경쟁하게 됐는데 덕담 한 마디.
솔직히 말하면 김현수 선수는 나보다 낫다. 하지만 황재균 선수와 저는 성적이 좋지 못했다. (팬들로부터)좋은 이야기는 듣지 못하겠지만, 좋은 성적을 낸다면 다시 팬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한국 야구의 수준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2년 간 넥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많은 선수들이 세대 교체 된 것으로 안다. 내가 생각해도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잘하는 것 같다. 넥센의 팀 컬러도 많이 바뀌었고, 비록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팀에 합류를 해서 더 나은 공격력이 나왔으면 좋겠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정해져 있다. 앞 쪽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어 준다면 많은 타점을 통해 팀 승리를 일궈내도록 노력하겠다.

▲ 해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응원한다. 선수 본인의 선택이고 꿈이 있기 때문에 도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상황이 돼봐야 알겠지만,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미국에서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현수와 따로 연락했는지.
바쁜 것 같아 따로 연락하지는 못했다.

▲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가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임할 것인지.
넥센에 있을 때 항상 목표로 잡았던 것은 전 경기 출장이었다. 미국에 있는 2년 동안은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올 해 목표도 마찬가지다. 전 경기에 출장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야구를 마음껏 펼치고 싶다.

▲ 최정이 고군분투했지만, 외인들에게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간 최정이 외국 선수들에 밀리지 않으려 많은 노력을 한 것을 알고 있다. 올 시즌에는 나도 그 대열에 합류해 많은 홈런을 통해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 LG-넥센 트레이드 당시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당시에는 트레이드 되는 입장이었기에 좀 긴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넥센 선수들을 만나면 곧바로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승엽이 뉴스룸에 출연해서 본인 이야기와 통산 홈런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같이 선수 생활을 할 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자신의 홈런 기록을 꼭 깼으면 좋겠다고 매번 말씀하셨다. 사실 이승엽 선배가 말을 걸어주시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내가 이승엽 선배를 뛰어 넘지는 못하겠지만, 선배가 만들어 놓은 한국 야구의 홈런 부분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

▲ 미국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2016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당시에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가 가장 좋았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 오래 있어서 그런 것도 있다.

▲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해줘야할텐데.
넥센이 선수단 연령층이 많이 낮아졌다. 지금 현재로서는 넥센의 팀 분위기가 어떤지 잘 모른다. 아직 선수단 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캠프 때부터 적극적으로 대화도 많이 하고, 힘든 후배가 있으면 잘 챙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경기 중에는 코칭 스태프가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주장 서건창을 많이 도와주도록 하겠다.

▲ 몸을 만드는 방식은 한국과 미국에 차이가 있는지.
비슷했던 것 같다. 넥센의 트레이닝 파트가 정말 잘 해줬다. 미네소타 트레이닝 파트도 기존에 했던 것과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순발력이나 민첩성 부분에서 더 많은 훈련을 했다. 한국에서도 그런 부분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

▲ 팬 여러분께 한 마디.
2년 전 미국 진출 당시 응원해주셨던 팬 분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것 같다. 내가 환영 받으며 복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올 시즌 넥센의 좋은 성적을 위해 노력하겠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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