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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대호 부담 줄이기, 롯데의 역설적인 1루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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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최대 과제로 꼽히는 부분은 3루수, 그리고 포수로 꼽힌다. 그러나 또 하나의 자리가 롯데 입장에서는 잠재적 위험요소로 꼽히고 있다. 바로 1루수다.

이대호라는 확실한 4번 타자와 1루수가 포진한 롯데 입장에서 1루수가 왜 고민일까 싶겠지만, 반대로 이대호를 제대로 활용하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1루수 자리를 고민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이대호는 지난해 4번 타자 1루수로 롯데의 라인업을 책임졌다. 사실상 변동이 없는 자리였다. 이대호가 떠나며 생긴 1루 자리의 고민을 이대호가 해결한 셈이었다. 이대호는 스스로 책임감을 바탕으로 1루 수비에도 나서면 4번 타자의 역할을 오롯이 책임졌다. 타율 3할2푼 34홈런 111타점의 기록. 이대호의 1루 수비 출장은 타격감 유지를 위한 방안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격을 책임져야 하고 중심인 입장에서 수비의 부담까지 동시에 지우게 할 경우 체력적인 부담은 당연히 가중된다. 지난해의 경우 이대호 대신 최준석이 이따금씩 1루 수비로 나서며 지명타자 자리와 맞바꾸긴 했지만, 최준석의 수비력은 이대호를 따라가지 못했다.

문제는 이대호의 수비력 역시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편이고,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체력적인 소모와 부상 위험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이대호의 수비 범위는 과거에 비해 좁아졌고, 그 자리를 2루수 앤디 번즈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커버했던 장면들이 많았다. 또한 예전과 같이 1루 수비를 마음 편히 들어설 수도 없다. 좌타자의 수가 증가한 가운데 3루 못지않은 핫코너로 떠올랐다. 여기에 각종 수비시프트가 발달하면서 1루수의 활동반경은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이대호는 허리와 담 증세 등으로 컨디션이 온전치 않을 때도 1루수로 출장해 부담감을 짊어지었다. 이대호 스스로도 책임감을 발휘했지만 현장 코칭스태프 역시 이대호의 존재감으로 인해 1루 자리에서 쉽께 빼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도 기존 야수 자리와 함께 1루수 발굴에 대한 고민 함께 이어졌다.

이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대호 한 명 때문에 수비력을 포기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이대호의 체력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공격력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1루수 자리를 커버하면서 공격력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는 1루수의 등장이 필요한 롯데다. 이대호가 주전 1루수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대호를 지명타자로 활용하면서 1루수 자리에 새로운 선수가 들어서게끔 하는 전향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야수 자원을 좀 더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FA로 풀린 최준석과 롯데의 인연은 사실상 끝났다. 롯데의 의지는 단호하다. 새로운 선수로 채워야 하고, 지명타자 대신 1루 자리의 선수가 등장해야 한다. 2016시즌 114경기 타율 2할9푼 7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0의 기록으로 주전 1루수로 활약했지만 지난해 80경기 타율 2할2푼8리 7타점으로 부침을 겪었던 김상호는 마무리 캠프에서 부활을 다짐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또한 퓨처스리그에서 동시에 맹타를 휘두른 이재욱과 최승훈도 경쟁 대상 중 하나다. 이재욱은 66경기 타율 3할3푼1리 4홈런 26타점 OPS 0.896으로 가능성을 비추며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했다. 최승훈은 26경기로 표본은 적지만 타율 3할4푼9리 2홈런 16타점 OPS 0.902로 활약했다. 이재욱이 우타자, 최승훈이 좌타자다. 성장할 경우 좌우 플래툰 경쟁 체제도 성립할 수 있다.

그 외에도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이병규가 1루수 자리를 맡아 경험과 경기력을 모두 도모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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