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SPO in 도쿄, 온에어] 日 취재진, 北 감독에 박수…"완성도 가장 높은 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글 한준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단단한 수비와 빠른 속공. 북한은 일본이 월드컵에서 펼치기 바라는 플레이를 오늘(9일) 보여 줬습니다. 어떻게 준비한 것입니까?”

북한과 일본의 2017년 동아시안컵 1차전이 끝난 뒤, 일본 취재진은 기자회견에서 예른 안데르센 북한 감독에게 물었다. 안데르센 감독이 회견을 마치고 일어나서 나가려 하자 박수를 보냈다. 일본 취재진은 좋은 경기를 하고도 0-1로 아쉽게 진 북한 축구를 향해 존경심을 보냈다.

일본 취재진은 후반 추가 시간 4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에 실점한 북한 감독을 ‘질문’으로 위로했다.

“북한은 첫 경기로 보기에 이번 대회 참가한 네 팀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팀이었습니다. 어떤 훈련을 한 것입니까?”

패배에 대한 아쉬움으로 잔뜩 흥분한 채 회견장에 앉아 “내가 먼저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오늘 밤 아주 불운했다는 것”이라며 “경기 내내 한 두 번 밖에 기회를 주지 않았고, 우리는 빅 찬스만 6차례가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린 안데르센 감독은 회견을 진행하면 할수록 표정이 풀렸다. 회견장을 떠날 때는 미소까지 지으며 나설 수 있었다. 그는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했고, “특히 전술적으로 잘했다”고 했다.

북한은 좋은 경기를 했다. 투쟁심이야 본래 갖고 있던 장점. 투지가 강하다고 체력까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른 시간 ‘오버 워크’는 후반전에 다리를 풀리게 한다. 북한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90분 내내 유지했다. 투지와 체력이 있다고 박수 받을 만한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기술도 필요하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 팀 감독은 “몇몇 북한 선수들의 기술은 일본 선수들보다 수준이 높았다”고 했다. 북한 축구는 일본에 졌으나 분명 발전한 내용을 보였다.

북한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 대표 축구보다 클럽 축구에 대한 인기와 배려가 커진 요즘 시대에 유일하게 대표 팀에 ‘올 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 물론, 그런 시간과 상황이 주어진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여건을 안데르센 감독이 잘 활용해 좋은 팀을 만들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자긍심을 느낀다. 전술적으로 잘했다. 선수들이 아주 빠르게 움직였다. 빠른 역습도 가능했고, 패스도 잘했다. 뛰는 양도 많았다. 단 하나 부족한 것이 피니시였다. 한 골을 넣지를 못했다.”

북한 감독은 “일본의 경기를 다 분석했다”고 했다. 물론, 그가 분석한 일본 대표 팀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가 대다수지만, 일본 선수들의 플레이 성향이 비슷하고, 할릴호지치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 성향이 다르지 않아 충분히 효과를 봤다.

“우리는 공격적이고, 활동적으로 압박했다. 가까이서 공간을 좁히려 한 것이 우리의 전술이었다. 공을 빼앗으면 콤비네이션으로 빠르게 전진하는 방식으로 경기했다.”

북한이 안데르센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축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충분한 훈련 시간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안데르센 감독은 북한의 경기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에 대해 “계약을 할 때 하루에 두 번 대표 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보장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주일 내내 그렇게 훈련하고 선수들은 주말에 자기 소속 팀에 가서 경기하는 식이다. 체력, 러닝, 전술 파트에서 모두 훈련을 한다. 선수들이 아주 열심히 훈련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인터뷰 말미에 “진 것은 진 것”이라고 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대회 미디어 데이에서 “우리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며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라온 유일한 팀답게 겸손했지만, 일본전 내용에서 “우리가 이 대회의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안데르센 감독의 말은 앞서 경기한 한국과 중국을 연이어 만날 경기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선언이다. “한국 전을 앞두고 이틀의 훈련이 더 있다. 한국의 정보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한국전은 골 넣는 게 중요하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이다." 골만 빼고 다 보여 준 북한. 한국과 2차전에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아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중국과 첫 경기에서 2-2로 비긴 한국은 남북 경기(12일 오후 4시 30분)이 매우 부담스러워졌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