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장원준 강민호 & 롯데 미스터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선수는 “마음 때문” 구단은 “돈 때문”… 롯데 FA 이별방정식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수는 마음이 상해서라고 불평한다. 구단은 돈 때문이라고 받아친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둘러싼 구단과 선수의 입장 차는 늘 극명한 엇박자를 내왔다. 선수는 "결코 돈 때문은 아니다"고 강변하지만 구단은 '마음'이라고 쓰인 글자를 뒤집어 '돈'으로 읽는다.

대형 FA들의 이별 방정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FA 강민호(32)가 21일 롯데를 떠나 삼성과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친정팀 롯데는 "우리도 80억원을 제시했는데"라며 황당한 표정이다.

강민호는 "삼성에서 발표한 금액 그대로다"며 이면 계약 소문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렇다면 왜 롯데의 80억원을 뿌리쳤을까? 정이 들어도 롯데와 더 들어야 당연한데. 강민호는 "마음이 흔들린 대목이 있었다"며 여운을 남겼다.

롯데는 이례적으로 강민호에게 제시한 금액을 공개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나름의 변명이다. 이같은 일은 3년 전에도 있었다. 롯데는 2015년 시즌을 앞두고 FA 장원준(32)을 두산으로 떠나보냈다.

장원준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되자 롯데는 "4년 총액 88억원을 제시했다"며 둘 간의 은밀한 계약과정을 털어놓았다. 롯데의 제안을 거부한 장원준은 4년 84억원에 두산 품에 안겼다. 롯데보다 4억원이나 적은 금액이었다. 당시에도 장원준은 "돈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장원준이 두산과 계약을 맺자 뒷말이 무성했다. 구단이 세금을 대납해줘 실제로는 100억원이 넘는다. 4년 계약이 아니라 6년 계약이라더라. 따라서 실제 총액은 120억원이다 등등.

지난해 최형우(34)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을 떠나 KIA와 총액 100억원에 계약했지만 그 금액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최근 kt와 88억원에 도장을 찍은 황재균(30) 역시 발표 금액이 실제와 다를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롯데는 2002년 김민재를 시작으로 모두 10명의 FA를 떠나보냈다. 전체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2013년 김주찬·홍성흔, 2015년 장원준의 손실은 구단에게 뼈아픈 상처를 남겼다. 롯데는 지난 25년 동안(1992년 우승) 한 번도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지 못했다.

강민호는 14년간 롯데에 몸담았다. 218개의 홈런을 때렸고, 778 타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강민호'로 시작하는 응원가는 구단 내 그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그의 이적이 롯데에 얼마나 큰 상처를 줄지는 내년이면 바로 알 수 있다. 그러나 강민호의 이적이 '마음' 때문인지 '돈' 때문인지는 결국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texan509@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