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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강민호 놓친 롯데, `손아섭 잡기` 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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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게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 일어났다. 더 이상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의 강민호”라는 응원가를 들을 수 없게 됐다. 롯데가 안방마님 강민호(32)와 결별했다.

21일 오후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 빅뉴스가 전해졌다. 롯데가 FA(자유계약선수) 강민호와 협상 결렬 소식을 알렸고, 5분이 지나지 않아 삼성 라이온즈가 강민호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 강민호가 라이온즈파크에서 파란색 삼성 점퍼를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였다. 롯데는 협상 결렬을 알리며 “4년 총액 80억원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선수가 시장 평가를 받고 싶어했다. 이제 구단은 앞으로 주축이 될 투수들과 함께 성장할 포수를 육성하고, 다른 FA선수를 비롯한 여러 방향의 전력보강과 세대교체를 준비하겠다”고 덤덤한 입장을 밝혔다.

매일경제

이제 강민호와 손아섭이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진은 볼 수 없게 됐다. 롯데는 손아섭 잡기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사진=MK스포츠 DB


예상치 못한 이별이다. 4년 전 강민호가 첫 FA자격을 취득했을 때, 롯데는 당시로서는 FA최고액인 총액 75억원을 안기며, 강민호를 붙들었다. 강민호도 4년 더 롯데에 몸담으며 롯데 프랜차이즈 최다 출전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롯데의 강민호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이번 FA는 4년 전과 여러모로 상황이 달랐다. 일단 롯데는 내부 FA만 5명인 상황이었다. 그 중 외야수 손아섭(29)이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강민호도 대어급 FA이고 공수에서 주축인 점을 감안할 때 롯데에서 꼭 잡아야 선수였지만, 아무래도 손아섭 계약에 밀린 모양새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빅보이 이대호(35)에 총액 150억원을 안기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수년 동안 롯데의 페이롤이 상승했다. 이런 저런 사정들이 겹쳤다. 더구나 공식적으로는 롯데와 삼성의 조건이 같았기에,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롯데의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국가대표 포수로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한 시즌 20개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를 잃었다. 올 시즌 백업포수 역할을 해낸 김사훈(30)이나 신인 나종덕(19)을 가지고 안방을 꾸려야 한다.

이제 롯데는 손아섭과의 계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민호가 떠난 마당에 손아섭까지 잡지 못한다면, 롯데는 이번 겨울야구의 패배자가 될지 모른다. 물론 손아섭과의 계약도 낙관할 수 없다. 손아섭은 해외진출 가능성도 있는 편이다. 2년 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좌절했던 손아섭은 벌써 두 차례나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복수의 구단이 손아섭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증거다.

일단 롯데는 손아섭과의 계약에 올인한다는 자세다. 지속적으로 손아섭 측과 만나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손아섭은 꼭 필요한 선수다. 계속 선수와 만나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손아섭까지 롯데를 떠난다면, 롯데는 올 겨울 최대 한파에 직면하게 된다. 롯데 구단의 협상력을 지켜봐야 한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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