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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클래식 STAR] 마음의 짐 내려놓은 김도혁, 완벽했던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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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인천] 유지선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의 '살림꾼' 김도혁이 군복무를 위해 정들었던 팬들의 곁을 잠시 떠난다. 다음 시즌부터는 인천의 파검 유니폼이 아닌, 아산 무궁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인천은 18일 오후 3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8라운드 경기에서 문선민과 김도혁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승점 39점으로 9위 수성에 성공하며 클래식 무대 잔류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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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등 경기장 곳곳에는 김도혁이 팬들에게 전하는 '특별한 편지'가 게시돼있었다. 다음달 7일 군 입대를 앞둔 김도혁이 인천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김도혁은 상주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21개월 간 인천을 잠시 떠나 있는다.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김도혁은 올 시즌 주장으로 임명됐었다. 그러나 6월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9월이 돼서야 그라운드에 복귀하며 3개월의 공백이 생겼다. 그러는 사이 주장 완장도 반납해야 했다.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인천에서 어느덧 4년차를 맞은 김도혁은 "4년 동안 강등 탈출 싸움을 했는데, 올 시즌은 다른 시즌과 다른 느낌이었다. 불안했다"고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올 시즌은 팬들이 기대하는 경기력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잔류 여부가 걸린 한판 승부, 마지막 경기를 앞둔 김도혁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김도혁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훌훌 털어내고 맹활약했다. 중원에서 폭넓은 활동량으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1-0으로 앞서던 후반 13분에는 문선민이 내준 공을 날카로운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도혁은 "오늘 이후 2년 동안 이곳에 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설렁설렁 뛸 수가 없더라. 수비할 때 한 발 더 뛰어주고, 공격 할 땐 한발 더 나아가자 다짐했다"며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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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에서 거짓말처럼 득점에 성공한 김도혁은 곧장 인천 팬들 앞으로 달려가 경례를 한 뒤 큰절을 했다. 마치 '잘 다녀오겠다'고 말하는 듯 했다. 앞서 문선민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는 문선민과 함께 발을 맞춰 시즌 초부터 준비해온 '댑 댄스' 세리머니도 선보였다.

올 시즌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최종전에서 인천의 클래식 무대 잔류에 쐐기를 박는 골을 기록하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김도혁. 그라운드 위에서 김도혁의 작별인사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고 잔류를 확정지어 마음 편하게 군 입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인천이 생존왕이 아니라 상위스플릿에 항상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저도 군 복무를 마치고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이제는 인천의 서포터가 돼서 인천을 열렬히 응원하겠다"

"(김)도혁이는 돌아와서 영원한 인천맨이 될 것"이라던 이기형 감독의 말처럼 김도혁이 건넨 마지막 인사에는 인천을 향한 애정이 가득했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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