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0798880 0032017101340798880 05 0502003 5.17.5-RELEASE 3 연합뉴스 0

[알고보세요] 빙상 종목 '얼음이라고 다 같은 얼음일까'

글자크기

컬링 '얼음의 과학'…얼음 입자 페블 형성·유지가 관건

피겨장, 0.2㎜씩 10일간 200여 차례 얼려서 빙질 완성

빙상장 얼음에 필요한 물은 무려 90여 톤…'아이스 테크니션'이 주도

연합뉴스

'빙판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에는 얼음 과학이 숨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얼음에 숨겨진 '빙판 위의 과학'.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치러지는 빙상 종목으로는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스케이팅 ,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이 대표적이다.

같은 얼음 종목이라도 경기장은 다르다.

피겨와 쇼트트랙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펼쳐진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팅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컬링은 강릉 컬링센터, 아이스하키는 강릉 하키센터와 관동 하키센터에서 각각 열린다.

경기장이 다른 것 이상으로 종목별 얼음의 상태인 빙질도 천양지차다. 또 해당 종목에 필요한 최상의 빙질을 유지하는 데 과학이 숨어 있다.

얼음에 가장 민감한 종목은 '빙판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이다.

컬링장은 빙질의 섬세함이 생명이다. 컬링은 빙판 위에서 속도로 경기하는 스피드, 쇼트트랙이나 예술성을 요구하는 피겨와 달리 얼음을 브룸(Broom)으로 닦아내 스톤(Stone)이 지나가는 길을 만드는 방식으로 경기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소치 동계올림픽 컬링 경기 중인 한국 여자 대표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얼음의 상태에 따라 스톤의 활주 방향과 속도, 거리, 휘어짐 등이 예민하게 바뀐다.

평창 올림픽 때 컬링 경기가 열리는 강릉 컬링센터가 다른 빙상 종목 경기장보다 온도와 습도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컬링센터 실내 온도를 12도, 얼음 온도를 영하 4도로 맞춰야 최상의 빙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얼음에 영향을 미치는 습도도 중요하다. 습도가 높으면 컬링 시트 표면에 붙어 있는 오돌토돌한 형태의 미세한 얼음 알갱이인 '페블'(Pebble)이 쉽게 녹을 수 있어서다. 컬링 선수들은 바로 이 페블을 닦아내며 스톤의 움직임을 만든다.

다른 경기장은 보통 40∼50%의 습도를 유지하는 반면 컬링 경기장은 35%로 조금 낮게 습도를 설정한다.

컬링은 경기 시작 전에 물을 뿌려 페블을 만들며, 선수들은 스톤과 빙판 사이의 '마찰 계수'를 이용해 스톤을 최적의 장소로 위치시키는 전략을 짠다.

얼음 바닥에 형성된 수만 개의 페블 위를 지나갈 때 스톤과 페블 사이의 마찰력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페블의 있고 없음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브룸을 이용해 쓰는 듯한 스위핑을 하는 건 바로 빙판 위의 미세한 얼음 조각을 제거해 스톤이 지나가는 평탄한 길을 만든다.

또 스와핑은 페블을 제거할 뿐 아니라 빙판의 온도를 높여 마찰 계수에 변화를 줘 스톤의 이동 거리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얼음을 얼리는 기술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기술, 페블 위의 길을 내는 데 모두 첨단 과학의 비밀이 스며들어 있다.

피겨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은 컬링과 비교하면 빙질의 세밀함이 덜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하지는 않다.

빙상장의 얼음을 얼리는 건 '시간과의 싸움'이다.

연합뉴스

정빙 작업 중인 강릉 아이스아레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얼음을 얼리는 데 쓰는 물은 약산성(PH 5~6)이어야 한다. 알칼리성이 강하면 얼음에 산소가 많아져 얼었을 때 공기층이 생기게 돼 얼음이 탁해지고 열 전달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얼음을 얼리는 데 필요한 물만 90여 톤. 한꺼번에 물을 채워서 얼리지 않고 여러 겹으로 얼리는 적층(積層) 방식을 사용한다.

피겨용 얼음의 두께는 5㎝다. 한 번 물을 뿌려서 얼리는 얼음의 두께는 0.2㎜다. 5㎝의 두께를 만들려면 200차례의 얼음 얼리기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24시간 작업을 해도 하루에 1㎝ 높이의 얼음만 만들 수 있는 만큼 대회 준비를 위해서는 열흘 동안이 얼리기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얼음이 7~8㎜ 정도 얼면 회색의 특수 페인트를 칠한다. 피겨를 '은반(銀盤)'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얼음 두께가 1㎝까지 되면 대회 로고를 그려 넣는다.

쇼트트랙 얼음은 영하 7도, 피겨 얼음은 영하 3~4도로 유지해야 한다.

평창 올림픽 기간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날짜를 바꿔 번갈아 열리기 때문에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얼음을 책임지는 기술자인 '아이스 테크니션'은 날마다 빙질을 바꾸는 마법을 부려야 한다.

또 피겨,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 경기 중간마다 진행하는 정빙 작업도 스케이트 날에 파인 홈과 채광 및 실내 온도로 녹은 얼음판을 원 상태에 가깝게 회복시켜주는 등 최상의 얼음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chil881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