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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문성민의 파격적 리베로 기용에서 드러난 최태웅 감독의 시즌 준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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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현대캐피탈의 주력 공격수 문성민(왼쪽)이 1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KB손해보험과 경기에 리베로로 출전해 여오현 플레잉코치의 지시를 듣고 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비록 현대캐피탈은 2연패를 당했지만 최태웅 감독의 실험은 흔들림없이 진행중이다. 팀의 주포인 문성민이 리베로로 출전했고 매 경기에 15명의 선수가 출전해 코트를 밟았다.

현대캐피탈이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지난 17일 치른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B조 2차전에는 문성민이 리베로로 출전했다. 국내 최고 리베로인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전담해 문성민에게 이런저런 지시와 조언을 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0-3으로 패한 이날 경기에 문성민은 3세트까지 출전해 경기를 치렀다. 문성민이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이자 현대캐피탈의 주득점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기용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새 시즌에는 문성민이 레프트로 나서야 한다. 서브리셉션과 수비의 역할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실전을 통해 훈련시키고자 했다”면서 “서브가 문성민에게 거의 가지 않아 리셉션은 기대만큼 훈련되지 못했지만 수비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소득이었다고 본다.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공격수 바로티가 라이트 포지션을 맡으면서 지난 시즌과 달리 문성민을 레프트로 기용할 계획이라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문성민을 리베로로 기용하는 파격을 선보인 것은 최 감독이 새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한 단면이었다. 비시즌동안 다수의 선수들을 국가대표팀에 보냈던 현대캐피탈은 남아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손발을 맞춰왔다. 국내에서 훈련한 선수들이 주전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만큼 준비해왔기 때문에 이번 컵대회를 통해 출전을 보장해주고 그동안 노력해온 성과를 확인해야 했다. 최 감독은 “비시즌동안 선수들이 땀흘리고 노력한 것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좋은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고생한 선수들이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했다. 실전경쟁력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고르게 활용하며 경기력을 확인하기 위해 1세트부터 5세트까지 코트에 나서는 선수들의 라인업을 미리 짜놓고 경기에 나섰다. 최 감독은 “2차전 도중 이승원 세터가 좋지 않아 노재욱 세터로 바꾼 것을 제외하고는 즉흥적인 라인업이 없었다. 원포인트 서버나 블로커만 상황에 따라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팀 전력을 갖춰가는 과정에서 자칫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에 부딪힐 수 있었다. 상대팀 입장에서도 실험대상이 되는 것이 달갑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최 감독은 “그런 부분을 알고 있다. 그래서 소신이 필요했다”면서 “기존에 준비해온 시스템을 맞춰보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해 각 조 2위까지 나서는 준결승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20일 오후 7시 우리카드를 상대로 치르는 조별리그 경기가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다. 최 감독은 “아직 한 경기가 남아있다. 잘 준비해서 마무리를 잘하겠다”면서 “새 시즌을 위해 남은 기간 훈련을 통해 전력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차출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았던 선수들과 팀플레이를 갖추는데 시간을 할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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