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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이겨야하는 이란전의 모순된 화두, '참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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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오늘 31일 열리는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은 꼭 이겨야하는 경기다. 그래서 잘 참는 게 중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 되는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은 무조건 이겨야하는 경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할 시 한국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진출의 꿈은 물거품 될 수도 있다.

물론 기회는 한 번 더 남아 있다. 한국은 오는 9월5일 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 10차전을 갖는다. 그 결전 장소가 우즈벡이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경기다. 안방에서 펼쳐지는 이란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우즈벡전은 정말 벼랑 끝에서 펼치는 살 떨리는 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뒤가 있을 때, 부담이 좀 덜할 때 승점을 쌓아야한다.

쉽게 판가름 나지는 않을 경기다. 한국은 최근 이란과 4번 싸워 모두 0-1로 패했다. 얄미운 여우같은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지도자다. 최종예선 8경기에서 6승2무 무패행진을 기록하는 동안 이란이 뽑아낸 득점은 8골에 불과하다. 무실점이 이란의 본선진출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무실점 철벽방어를 자랑하는 이란을 깨뜨려야 한국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모순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관건은 얼마나 참을 수 있는가가 될 전망이다. 달려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침착하게 우리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23일 파주NFC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란과의 경기에서 최대한 참을 생각이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선수들도 모두 꾹 참아내야한다"는 아주 의미 있는 발언을 남겼다. 이란전 승패가 걸린 대목이다.

신 감독은 이번에도 이란은 전진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라인을 뒤로 내린 채 한국의 공격을 유도하다 묵직한 카운트어택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란이 가장 잘하는 것이기도 하고, 승리가 간절한 한국의 조바심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서는 굳이 맞불을 놓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한국도 참아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나도 현역시절 이란에게 진 적이 있다. 나도 빚을 갚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시원하게 이기고 싶다. 그러나 현실을 파악해야한다. 지금은 스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승리가 필요한 것"이라며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23일에도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견뎌내야 한다. 속에서는 '공격!'을 외치고 싶을 때가 있겠지만 꾹 참아야한다"고 전했다. 평정심 유지. 언제나 중요한 단어지만 이번 이란전을 앞두고는 선수들이 씹고 또 씹어야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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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참아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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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선제골이 터지면 금상첨화겠으나 그러지 못할 확률이 높다. 지금껏 8경기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던 이란의 조직력이 쉽게 무너지길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90분 내내 완벽한 경기를 펼치는 팀도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한다.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그 균열은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후반 중반 이후 찾아올 확률이 높다. 그때를 위해 참고 또 참아야한다.

이번 이란전은 오랜만에 많은 관중들 앞에서 펼쳐지는 A매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예매율이 상당히 높다. 날씨 등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5만명은 기본적으로 넘을 것 같다. 조심스레 6만명도 기대하는 수준"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암벌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란에게 복수해주길 바라는, 월드컵 본선진출을 성공하길 원하는 팬들의 함성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커질 게 자명하다. 그때에도 선수들의 피는 차가워야한다. 잘 참아야 이길 수 있다. 이란전은 스스로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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