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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손흥민부터 김영규까지…백승호 이적으로 본 '유럽파 B팀'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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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백승호가 21일 지로나 1군 홈구장에서 유니폼을 펼쳐보이고 있다. 출처 | 지로나-페랄라다B 공식 트위터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20세 이하(U-20)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백승호(20)가 스페인 3부리그 지로나-페랄라다B에 몸 담게 됐다. 백승호는 전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와 계약 해지하며 방출된 뒤, 라 리가(1부) 지로나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곧바로 지로나-페랄라다B에 임대돼 1년간 뛰게 됐다.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서 2군팀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낯선 일은 아니다. 손흥민, 황희찬 등 현 국가대표팀 주전급 선수들이 2군 생활을 어느 정도 거쳤고, 스페인에서도 한국인 ‘라 리가 4호’ 김영규가 2군 생활을 거쳐 1군에 데뷔한 적이 있다. 백승호의 향후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가장 참고할 케이스는 지난 2013년 같은 스페인에서 라 리가 데뷔를 이룬 전 U-20 대표 김영규(22)다. 지난 2013년 만 18세가 지나자마자 스페인 구단 알메리아와 계약한 그는 2군으로 내려가 14경기를 치른 뒤 그 해 여름 1군 훈련에 합류, 프레시즌을 함께 치르고 성장했다. 그는 결국 2013~2014시즌 라 리가 개막전인 비야레알전에서 후반 38분 교체로 들어가 한국인 ‘라 리가 4호’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3라운드 엘체전에서도 후반 44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재정이 열악해 비유럽 선수 쿼터(3명)이 비어 있었고, 프레시즌을 잘 이겨내 감독 눈도장을 받은 것이 라 리가 데뷔란 결실로 다가온 것이다. 다만 김영규는 이후부터 다시 2군으로 내려가 시즌을 마쳤고, 이후 레알 아빌레스와 멜릴라 등 3부 생활을 거쳐 올시즌 메리다에서 개막전을 뛰었다. 메리다 역시 스페인 3부리그의 80개 구단 중 하나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B팀을 거쳐 승격, 유럽 무대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등 승승장구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만 17세에 독일 함부르크로 건너간 손흥민은 2010년 3~5월 함부르크 2군 소속으로 독일 3부리그에서 6경기 한 골을 기록했다. 자신의 잠재력을 알린 그는 그 해 여름부터 뤼트 판 니스텔로이 등 1군의 쟁쟁한 공격수들과 함께 섞여 훈련했고,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후 스토리는 알려진대로다. 함부르크 1군와 레버쿠젠을 거쳐 2년 전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고 있다.

백승호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황희찬도 눈여겨 볼 만하다. 그는 2015년 1월 오스트리아 최강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계약했는데, 현지 적응을 위해 2부리그 위성구단인 리퍼링으로 즉시 임대됐다. 잘츠부르크에선 그의 2부 생활을 1년으로 내다봤다. 황희찬은 2015~2016시즌 18경기 11골을 터트린 끝에 해를 넘기지 않고 2015년 12월 초 1군에 입성했다.

물론, 2군으로 내려갔다가 승격되지 않고 꿈을 접은 선수들이 더 많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세계 최고의 구단이란 FC바르셀로나에서 유소년 단계를 거쳐 각각 2군 무대 두 경기와 한 경기를 뛰었으나 1군의 꿈을 접고 새 출발하는 중이다.

백승호는 앞선 김영규와 손흥민, 황희찬에 비해 녹록지 않다. 지로나는 프리미어리그 부자구단 맨체스터 시티의 위성 구단으로 운영되고 있어 수준급 비유럽 쿼터 3명을 올시즌 이미 채웠기 때문이다. 3부엔 비유럽 쿼터가 무제한이다. 1군은 물론 백승호가 뛸 2군팀에도 남미와 아프리카의 유망주들이 적지 않다는 점 역시 백승호가 당장 넘어야 할 벽이다. 1부와 3부의 현실적인 기량 차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스페인 생활을 7년간 했고, 바르셀로나 인근 지역에서 생활해 현지 적응을 별도로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다행이다. 지난 5월 U-20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으며 잠재력도 증명했다. 내년 여름 프레시즌 때 행보 등에서 그의 지로나 1군 승격 및 라 리가 데뷔 가능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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