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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누가 20대 초반 투수는 없다고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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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이후 태어난 최원태·박세웅·함덕주·장현식

각 팀 4·5선발 꿰찬 20대 초반 투수 영건 4총사

꾸준한 기회로 실력 키워···1·2선발로 발전해야

누가 20대 초반 투수가 없다고 그랬나.

지난 10여년간 프로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투수들이 지배했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LA 다저스 류현진(30), SK 와이번스 김광현(29), KIA 타이거즈 윤석민(32)·양현종(29)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20대 초반 선수들이 프로야구 마운드를 지배할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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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 나이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투수 4명, 넥센 최원태, 롯데 박세웅, 두산 함덕주, NC 장현식(왼쪽부터). [중앙포토, 창원=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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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1995년 이후 태어난 영건(young gun·나이는 어리지만 장래가 촉망받는 선수)이 우르르 등장했다.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20),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22), 두산 베어스 함덕주(22)와 NC 다이노스 장현식(22) 등이 영건 투수 4총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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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 전이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됐다. 넥센 최원태가 역투하고 있다.인천=양광삼 기자yang.gwangsam@joins.com/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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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어린 최원태가 영건 4총사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다. 최원태는 올 시즌 22경기에 선발로 나와 11승(6패), 평균자책점은 4.62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2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수를 올렸다.

오른손 투수인 최원태는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15년 넥센 1차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그리고 지난해 2승(3패), 평균자책점 7.23을 기록했다. 그랬던 그가 1년 만에 팀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넥센은 지난해 15승을 거둔 신재영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토종 선발 투수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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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는 시속 145㎞ 안팎의 투심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쓴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를 활용하면서 후반기 4경기에서는 4승,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1승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11승까지 올렸다. 예상조차 못한 일"이라고 했다.

박세웅·함덕주·장현식은 모두 1995년생이다.

박세웅은 롯데 올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롯데의 전설적인 투수로 꼽히는 안경을 낀 오른손 투수, 최동원과 염종석의 뒤를 이어 활약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안경 에이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리고 롯데 팬들의 염원은 올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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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에 머물렀던 그는 올시즌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10승(4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 중이다. 이 평균자책점은 kt 위즈 라이언 피어밴드(2.87)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국내 투수 중에는 단연코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경북고 출신으로 2014년 kt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한 박세웅은 2015년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해 얼떨떨했지만, 그는 새롭게 성장하는 계기로 삼았다. 롯데에 와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중을 8㎏ 늘렸고, 포크볼과 커브를 연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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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야화 박세웅 [일러스트 이장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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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노련한 투수로 발전하고 있다. 박세웅은 "앞으로 야구를 잘해야 하는 날이 더 많기 때문에 지금은 계속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건 4총사 중 유일한 왼손 투수인 함덕주는 올해 8승(7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엔 3승(7패), 평균자책점이 4.23이었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5승, 평균자책점 2.76으로 선발투수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함덕주는 최원태나 박세웅처럼 신인지명 1순위 선수는 아니었다. 2013년 원주고를 졸업한 뒤 5라운드 43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았다.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면서 체력 부담이 컸지만 잘 극복하고 후반기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함덕주의 필살기는 중지와 약지를 많이 벌려 잡는 체인지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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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가 두산의 5선발로 입지를 다지면서 두산은 '판타스틱4'에서 '판타스틱5'가 됐다. 지난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등 4명의 선발투수들이 모두 두 자릿 수 승수를 올리며 두산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함덕주는 "평소 강약 조절을 하라고 조언해주는 장원준, 유희관 형 덕분에 후반기 잘 던지고 있다"고 했다.

장현식은 NC이 미래 에이스로 불리고 있다.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승(7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와 9회에도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를 뿌려 야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2실점(비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NC 주축 투수가 될 잠재력을 뽐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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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출신으로 2013년 NC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그는 김경문 NC 감독이 눈여겨보는 투수다. 김 감독은 "장현식은 장차 이닝이터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경기당 110개까지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장현식은 올해 102이닝을 던졌다.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프런트(구단의 행정업무자)와 현장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교감이 형성됐다. 그리고 잠재력이 있는 투수들을 꾸준히 기용하면서 경험을 쌓게 했고, 2~3년이 지난 현재 선발투수로서 활약하고 있다"며 "이 선수들은 이제 4~5선발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1~2선발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만큼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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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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