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이종열의 진짜타자] ‘야구팬 확대’를 위한 메이저리그의 노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생존하기 어렵다. 수준 높은 경기력은 물론이고, 팬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인기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올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왔다.

선수들의 수준 높은 기량과 많은 관중 그리고 수많은 미디어에 놀랐다. 지인을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현재 NFL(미국프로풋볼)의 인기에 비해 메이저리그가 밀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민과 대안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거기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던 게 똑같은 기술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매일경제

2017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필자와 만난 마이애미의 지안카를로 스탠튼. 사진=이종열 위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고민은 젊은 팬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여러 대안 중에 젊은 세대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로 첨단 기술의 활용이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야구도 그냥 단순하게 보고 즐기는 단계를 넘어 더 자세한 자료와 그래픽을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스탯캐스트의 타구 발사각과 속도에 대해 필자는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기법이라고 봤다. 하지만 똑같은 기술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기사가 있어 소개하고 싶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메이저리그의 스탯캐스트(Statcast) 추적 기술은 팬들이 홈런에 대한 궁금증을 성공적으로 재연했다. 고해상도 광학 카메라와 레이더 장비를 이용하여 간결하고 요약된 최첨단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있다. 3시간을 초과하는 평균 경기 시간과 젊은 팬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부분을 홈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다.

매일경제

2017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타구속도, 발사각도, 시간, 거리를 중계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http://m.mlb.com/news/article/241637902/statcast-takeaways-from-home-run-derby/


스탯캐스트의 기술을 통해 타구의 발사각도, 속도, 거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타자가 때린 홈런도 알기 쉽게 그래픽을 통해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올 시루키로 올스타 투표 아메리칸리그 최다 득표를 차지한 뉴욕 양키스의 아론 저지(Aaron Judge)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홈런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 (Giancarlo Stanton)과 같은 선수들은 스탯캐스트 자료를 통해 더 관심을 받고 있다.

TV 화면을 통해 타자가 때린 타구의 발사각도와 속도를 알려주고 타구의 궤적을 화려한 그래픽을 사용하여 더 자세하고 세밀하게 보여줘 시선을 사로잡게 만든다.

매일경제

아론 저지 & 지안카를로 스탠튼. 출처=Joe Frisaro (https://twitter.com/JoeFrisaro)


포브스의 기사를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올 시즌까지 저지와 스탠튼은 평균 425피트(129.54m)의 거리에 시속 110마일(약177km) 이상의 타구 속도로 총 1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정보가 실제 야구경기에서 결과를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기술에 매료된 새로운 세대의 팬이 있어 전반적인 야구 경험을 긍정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프로리그의 지속 가능한 인기를 위해 수준 높은 경기력과 팬 서비스는 곧 충성도 높은 팬을 확보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젊은 팬들이 긴 시간 야구를 보며 지루해 할 수 있는 부분을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야구장을 찾게 해야 한다. 또한 TV와 모바일을 통해 야구를 시청하는 팬들을 위한 첨단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기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스탯캐스트 자료를 보며 선수들을 위한 기술향상 자료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팬들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노력은 곧 프로야구의 생존과 직결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도 같이 고민하고 연구해서 더 좋은 야구 컨텐츠를 만들어내면 좋을 것 같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