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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여자 박태환’ 안세현, 접영200m 세계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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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계선수권 대회 접영 200m 사상 첫 4위

메달권과 0.65초 차 근접 ‘메달 가능성’



한겨레

안세현이 28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접영 200m에서 역대 한국 여자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오른팔에 오륜 문신을 새긴 안세현.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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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현이 세계선수권 접영 200m에서 4위에 올랐다. 메달권과는 0.65초 차였다. 여자 수영계의 박태환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장 힘들다는 접영에서의 성취라 더 눈부시다.

안세현(22·SK텔레콤)은 28일 오전(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접영 200m 결승에서 2분06초67로 들어와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4위는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최고의 성적이다.

안세현은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인 2분07초54를 0.87초 당겼고, 최혜라가 2011년 세운 한국기록(2분07초22)도 넘어섰다. 또 결선에 올랐던 중국과 일본 선수들보다 앞서 들어왔다.

안세현은 앞서 주 종목인 접영 1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두 차례 새로 쓰며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 5위에 올랐다. 200m 예선에서는 8위로 결선에 진출했고, 주 종목이 아니어서 팬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m에서 당당히 4위로 골인하면서 안세현 시대를 열 가능성을 알렸다. 노민상 감독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봤다. 큰 키가 아니지만(1m67) 출발해서 돌핀킥을 하고, 턴할 때의 동작 기본기가 탄탄하다. 마이클 볼 코치가 잘 지도했겠지만 우리 유소년들도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안세현은 결승 진출 8명 가운데 8번 레인에 배정됐지만 4위로 솟구치면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이 400m 결선에서 1레인에 배치됐지만 중국의 쑨양 등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딴 적이 있듯이, 안세현도 맨 끝 레인에서 폭발력을 보여 주었다. 가장자리에 물살이 밀려와 영향을 준다고는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더 자신의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안세현은 경기 뒤 “부담 없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은 스페인의 미렐라 벨몬테(2분05초26)가 차지했고, 3위는 헝가리의 카틴카 호스주(2분06초02)의 몫이었다. 호스주는 지난해 리우 올림픽 3관왕에 오른 수영의 강자로 ‘철녀’로 불린다. 안세현은 이날 7번 레인에서 헤엄친 호스주와의 격차를 0.65초 차로 좁혔다. 초반 50m 구간에서 1위로 치고 나간 안세현은 50~100m 지점부터는 줄곧 호스주만 바라보며 역영해 역대 최고인 4위까지 올라섰다.

결선에서는 일본과 중국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세현은 이들을 따돌리면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 박태환이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개인혼영의 김서영을 비롯해 사상 처음으로 3명이 결선에 진출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박태환을 기점으로 세계 수영의 벽이 무너졌고, 수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노민상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접영은 수영에서 가장 힘들다고 봐야 한다. 4위로 들어온 것은 대단한 일이다. 에스케이 전담팀이 도우면서 실력이 더 올라갔고, 이번 대회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제 충분히 동기부여가 됐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진짜 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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