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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93G 61승’ 2017년 KIA, 해태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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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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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이제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KBO 리그에서는 이른바 ‘왕조’라고 표현할 수 있는 몇몇 명가들이 뜨고 사라지곤 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왕조 중 하나가 바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해태 왕조’다.

모기업의 사정 속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해태지만, 그 강력함은 여전히 많은 팬들의 뇌리 속에 남아있다. 상대 팀에는 공포였던 압도적인 힘을 앞세운 해태는 1986년부터 1997년까의 시기에만 무려 8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찬란한 왕조를 세웠다. 그리고 타이거즈 프랜차이즈는 KIA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KIA는 아직 해태만큼이나 강력한 팀으로 기억되지는 못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2009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런 KIA가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호성적 속에 그동안 움츠렸던 광주가 들썩인다. 2009년 우승 이후 확고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던 KIA는 26일까지 93경기에서 61승32패(.656)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1위 행진이 점차 그 구도를 굳히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SK전 승리로 리그에서 가장 먼저 60승 고지에 선착한 팀이 되기도 했다.

올 시즌 KIA는 92경기에서 60승을 거뒀다. 물론 한 시즌 성적이라는 점, 그것도 아직 시즌이 적지 않게 남았다는 점에서 ‘해태 왕조’를 떠올리기는 여러모로 역부족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한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2017년 KIA는 해태 왕조 시절의 버금가는 성적을 내고 있다. 오히려 뛰어 넘는 점도 적지 않다.

우선 승률이다. 1986년부터 1993년까지의 해태 승률과 비교하면, 2017년 KIA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간 중 해태의 시즌 최종 승률 중 6할을 넘긴 적은 1986년(.644), 1988년(.639), 1991년(.647), 1993년(.655)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워낙 강력한 인상을 남겼지만 정규시즌에는 6할을 넘긴 시즌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해태의 최고 승률은 1993년의 6할5푼5리다. 당시 해태는 2위 삼성(.599)을 7경기차, 4위 LG까지는 15경기차의 승차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26일까지 KIA의 승률은 6할5푼6리로 해태 최고 승률과 맞먹는다. KIA로 간판을 바꿔 단 뒤 최고 승률은 2003년과 2009년의 6할9리였는데, 올 시즌은 이 기록 경신을 넘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고 승률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다.

60승까지의 페이스도 마찬가지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종전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의 최소 경기 60승 달성은 최고 승률 시즌인 1993년의 93경기였다. 그런데 KIA는 올해 92경기 만에 60승을 달성했다. 적어도 성적만 놓고 보면 KIA는 유구한 구단 역사에 남을 만한 페이스로 달려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물론 이 성적이 끝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강력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불펜은 불안감이 있다. 선발 의존도가 크다. 트레이드로 불펜을 보강하지 않는 이상 불펜 문제는 끝까지 KIA를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를 안고도 지금의 성적을 내고 있는 KIA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울 정도의 높은 승률이지만, 잘 유지한다면 KIA는 시즌 막판 자신들의 뿌리와 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 여러모로 KIA에 시선이 쏠리는 시즌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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