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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여자배구 '홍성진호' 사상 첫 그랑프리 우승 향해 전진, 빛나는 만큼 그림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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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구 여자대표팀의 김연경(왼쪽)이 9일(한국시간) 불가리아 루세에서 열린 2017 FIVB 그랑프리 국제여자배구대회 불가리아와 경기에서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홀로 블로킹을 하고 있다. 제공 | FIVB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첫 번째 목표로 삼았던 결선라운드 진출에 당당히 성공했다. 그랑프리 대회 참가사상 최고 성적을 거두며 전례가 없었던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내다보며 새로운 각오로 출발한 대표팀이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모험적인 선수단 구성과 도전적인 운용을 하지 못했던 점 등을 돌이켜보면 홍 감독이 그린 도쿄올림픽 플랜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뒀는지를 곱씹어 볼 필요도 있다.

대표팀은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2그룹 H조리그 3차전에서 난적 폴란드를 3-0(25-23 25-20 25-23)으로 물리쳤다. 역대 폴란드와 상대전적에서 4승10패로 열세였고, 마지막 승리가 지난 2011년 그랑프리 대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연경(상하이)을 필두로 박정아(한국도로공사),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 김수지, 염혜선(이상 IBK기업은행) 등 주전라인업이 나선 한국은 상대의 높이를 수비력으로 극복해내며 승리를 따냈다. 불가리아와 폴란드에 이어 수원까지 장소를 옮기며 3주동안 이어진 총 9경기에서 한국은 8승1패(승점 25)를 기록해 2그룹 1위를 확정했다. 특히 수원에서 치른 마지막 일정에서 3경기 모두 승리한 것을 포함해 7연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줬다. 역대 한국이 그랑프리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지난 1997년 거둔 3위였고 마지막 출전이었던 지난 2014년에는 8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대표팀 에이스인 김연경의 활약이 컸다. 상대의 목적타 서브를 받아낸 뒤 공격에 참여했다. 팀 내에서 신장이 가장 큰 만큼 블로킹에도 적극 나서면서 디그까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세터의 역할을 제외하고는 공격과 수비에 걸쳐 바쁜 활약을 펼쳤다. 팀의 선참인 리베로 김해란(흥국생명)이 수비에서 보여준 활약도 대표팀 후배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신장이 큰 유럽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데는 수비의 지원이 밑바탕이 됐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차기 대표팀 세터 발굴을 노렸는데 주전으로 나선 염혜선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좋은 결과와 경기내용의 이면에 아쉬움도 남았다. 강소휘, 이소영(이상 GS칼텍스),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 고예림(IBK기업은행) 등 대표팀의 중심으로 성장해야할 젊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랑프리 성적은 올림픽 출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어린 선수들이 국제경기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목표가 우승에 맞춰지다보니 현 대표팀에 속한 선수들도 보다 다양하게 활용해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세계 여러 나라들이 젊은 선수들을 포함시켜 경험을 쌓도록 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부상으로 인해 여러 선수가 빠진 가운데 12명의 선수로 대회를 치러온 현 대표팀의 평균연령은 27.5세로 적지 않다. 3년 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는 평균연령이 30세 이상이 되는 선수구성이라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체코 오스트라바로 출국해 29일부터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의 준결승 상대는 2그룹 2위인데 24일 열리는 독일(7승1패·3위)과 페루(3승5패·9위)의 경기결과로 2위가 결정된다. 독일이 승리할 경우 2위는 독일의 차지가 되지만 만약 독일이 승점을 1도 얻지 못하고 패할 경우 폴란드(7승2패)가 2위 자리를 지켜 한국과 재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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