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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박태환 ‘라이벌’ 쑨양 넘고 명예회복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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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세계선수권서 23일 주종목 자유형 400m 격돌

두 영웅이 한 시대에 만나 최고의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두고 ‘세기의 라이벌’이라고 한다. 수영 종목에서도 아시아 선수는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고 여겨졌던 남자 자유형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며 동양의 자존심을 살린 두 스타도 공교롭게 같은 세대에 등장해 ‘라이벌’의 길을 가고 있다.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8·인천시청)과 중국 수영 영웅 쑨양(26)은 10년 가까이 최고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세계일보

박태환(오른쪽)이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라이벌 쑨양을 제치고 명예회복을 노린다. 박태환과 쑨양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레이스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간 것은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쑨양은 아직 박태환을 존경하는 유망주였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쑨양은 이 종목에서 박태환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쑨양이 박태환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쑨양이 박태환을 꺾었다.

그후 박태환은 금지약물 파동 속에 18개월 선수자격 정지라는 큰 징계로 위기를 맞았고 쑨양도 약물을 포함한 크고 작은 스캔들에 휩쓸렸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박태환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실패했고, 쑨양 역시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이제 두 라이벌이 세계 정상 복귀를 노린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그 무대다. 두 선수는 경영 첫날인 23일 자신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격돌한다. 무엇보다 박태환이 실추된 명예를 확실히 회복하는 방법은 역시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할 대상이 바로 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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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양은 2017시즌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16의 기록으로 랭킹 1위에 올라있다. 반면 박태환은 지난 5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가진 아레나 프로스윔시리즈에서 3분44초38의 기록을 세워 랭킹 4위다. 박태환의 앞에는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3분43초36), 맥 호튼(호주·3분44초18) 등이 있다. 쑨양을 비롯한 상위랭킹 3명이 모두 리우 올림픽 이 종목에서 메달을 가져갔다. 당시 호튼이 금메달, 쑨양이 은메달, 데티는 동메달을 땄다.

그러나 박태환은 헝가리에 입성하기 앞서 지난 6월24일 로마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출전해 데티와 호튼을 모두 제치고 자유형 400m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남은 것은 쑨양뿐이다. 박태환의 시즌 기록은 쑨양에 비해 2초 가까이 뒤진다. 물론 자신의 최고기록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기록한 3분41초53이지만 그때와 비교하기엔 세월이 너무 흘렀다. 하지만 라이벌과의 대결이 주는 긴장감은 박태환에게 새로운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이 이번 세계선수권 출전을 앞두고 “기록을 위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승부를 위한 레이스를 할 것인지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한 만큼 쑨양과 치열한 기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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