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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윔블던·US오픈 자존심 경쟁… 상금 5000만 달러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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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테니스 대회 상금 경쟁]

단식 우승 41억6000만원… 1회전 탈락해도 5600만원 챙겨

메이저 총상금 골프보다 많지만 테니스는 종목 많고 대회 길어

일당으로 따지면 골프가 높은 셈

이 정도면 '억 소리 난다'는 말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리는 올 시즌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 대회 US 오픈(8월 28일~9월 10일)이 19일 총상금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9% 오른 5040만달러(약 567억원)다. 테니스 대회 총상금이 5000만달러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68년 처음으로 US 오픈에 상금 제도가 도입됐을 때 총상금은 10만달러였다. 상금 도입 50년째 되는 해에 첫 총상금의 500배를 돌파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는 최고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무대이지만, 동시에 각 대회의 이름을 건 '돈 경연장'이기도 하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 프로 선수의 출전이 처음 허용된 1968년,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로드 레이버(호주)는 당시 상금으로 2000파운드를 받았다. 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2100만원 정도에 해당한다. 올해 윔블던 남자 단식 챔피언인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받은 상금은 32억4000만원이다. 그 사이 154배가 된 것이다. 올해 US 오픈에선 단식 본선 1회전(128강전)에서 패배하더라도 웬만한 직장인 연봉을 넘는 5만달러(약 5600만원)를 챙기게 되고, 단식 챔피언은 41억6000만원을 받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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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돈 잔치'는 4대 메이저 중에서도 US 오픈과 윔블던이 이끌었다. 마치 '지갑 크기=권위'라는 등식을 입증하려는 듯 경쟁을 거듭하며 US오픈과 윔블던의 총상금 규모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영국이 지난해 6월 윔블던 대회를 앞두고 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했고, US 오픈은 상금 규모에서 다른 메이저와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 대회가 됐다.

이쯤 되면 테니스와 함께 '고급 스포츠 양대 산맥'인 골프팬들의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의 상금 규모는 골프 메이저와 비교 불가인 게 사실이다. 골프 메이저대회인 US 오픈과 마스터스의 총상금은 각각 1200만달러와 1100만달러로 US 오픈 테니스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번에 박성현(24)이 우승한 US 여자오픈의 총상금은 500만달러였다. 테니스 메이저가 매년 수백만달러씩 상금을 올릴 때, 마스터스와 US 오픈(골프)은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상금을 동결하거나 소폭만 인상했다.

전체 규모로만 따지면 테니스가 골프보다 훨씬 큰 덩치를 자랑한다.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골프는 남녀 대회가 따로 있고 챔피언도 단 한 명이지만, 테니스는 한 대회에 남녀가 모두 출전하고 종목도 단식, 복식·혼합복식 등 다양하다. 또 테니스 메이저의 경우 2주간 대회가 열리고 7경기를 이겨야 우승하는 반면, 골프 메이저는 4일이면 끝난다. 우승 상금을 '일당'으로 나눠볼 경우 총 7경기에 출전한 윔블던 챔피언 페더러는 하루(한 경기) 4억6000만원, 4일간 경기한 마스터스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하루 5억6000만원을 번 셈이다.

[석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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