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없이 정상 탈환 도전
바람 세고 코스 좁아 정확성 요구
티샷용 등 3번 아이언 2종류 준비
2013년엔 3번 우드 2개 활용 우승
캐디 “바람따라 드라이버 둘수도”
2013년 미켈슨은 드라이브샷 난조로 고생했다. 드라이버에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미켈슨은 마스터스 등 메이저 대회에 나갈 때는 아예 드라이버를 가방에서 빼버렸다. 대신 3번 우드를 2개 가져갔다. 하나는 일반 우드였고, 또 하나는 티샷을 위해 특수 제작한 모델이었다.
이 3번 우드는 헤드는 페어웨이 우드 크기였지만 샤프트는 45인치에 로프트 각도가 8.5도로 드라이버 사양에 가까웠다. 괴물 프랑켄슈타인처럼 드라이버와 우드를 합성했다고 해서 ‘프랑켄우드’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미켈슨은 이후에도 우드를 적극 활용해 그 해 디 오픈에서 우승했고, US오픈에서는 2위를 했다.
필 미켈슨이 메이저 대회를 앞두고 또 실험을 한다.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은 19일 “미켈슨이 20일 개막하는 디 오픈 챔피언십에 드라이버 없이 나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켈슨은 이번엔 3번 우드가 아니라 3번 아이언을 2개 가지고 나간다. 그 중 하나는 일반적인 모델이고, 또다른 하나는 로프트를 16도로 낮춘 2번 아이언에 가까운 드라이빙 아이언이다. 드라이빙 아이언은 티샷을 할 때 쓰고, 일반적인 3번 아이언은 페어웨이에서 쓸 예정이다.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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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데일은 웅장한 둔덕 때문에 경관이 좋다. 숨겨진 함정이 없는 정직한 코스지만 실수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징하는 공정한 코스로 꼽힌다. 바람이 강하면 매우 어려워진다. 2008년 이 곳에서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 1라운드에선 오전에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당시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가 그런 날씨 속에 10오버파씩을 쳤다. 선수들은 “비참한 하루였다”고 투덜댔다.
올해 디 오픈은 파 70에 전장이 7173야드인 길지 않은 코스에서 열린다. 코스 특성상 장타자들이 별로 유리할 것이 없다. 탄도가 낮은 단타자들이 유리할 수도 있다. 한국 선수들은 이 코스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 2008년 최경주(47·SK텔레콤)는 2라운드 단독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200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출전한 장정(37)이 안니카 소렌스탐(47·스웨덴)을 꺾고 우승한 장소도 바로 이 코스다.
미켈슨은 “바람이 많이 불어 낮고 정확히 쳐야 하기 때문에 드라이버가 필요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켈슨은 64도 포함, 웨지 4개를 가지고 간다. 그린을 놓쳤을 때 어프로치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후반으로 가면 거리가 필요하다. 파5인 15번과 17번홀에선 티샷을 충분히 보내야 한다. 미켈슨의 캐디이자 동생인 팀은 “바람 상황이 달라지면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승후보 1, 2위로 꼽히는 더스틴 존슨(33·미국)과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가 한 조에서 경기한다. 지난해 최종라운드에서 63타를 치며 우승한 헨릭 스텐손(41·스웨덴)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총상금은 1025만 달러(약 115억원)다. JTBC골프가 20일 오후 2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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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디 오픈 챔피언십 : 10회 개최
●브리티시 여자오픈 : 6회 개최 (3번은 메이저 승격 이전)
●코스: 파70, 7173야드(2017년 디 오픈 기준)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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