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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라리가 축구장 탐방기①] 바스크인의 자부심 '산 마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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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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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빌바오=스포츠서울 금경만 인턴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의 홈 경기장 '산 마메스(San Mamés)'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장 중 하나다.


스페인 북부도시 빌바오 중심부에 위치한 이 경기장은 뛰어난 예술성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 건축물을 접한 대부분 사람들은 처음 보자마자 감탄을 쏟아낼 수밖에 없다. 경기장 외벽이 하얀색의 뒤틀린 직사각형 패턴으로 전부 뒤덮이면서 '부조화의 조화'를 느끼게 하는데, 그 심미성과 웅장함이 상당히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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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자인이 재밌는 점은 보는 각도에 따라 패턴의 모양이 직각 삼각형이 되기도 하고 모래시계 모양이나 마름모꼴 형태로 비치기도 한다. 처음에는 심플하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보면 볼수록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이 경기장은 하나의 예술품으로 봐도 손색이 없다.


특히 산 마메스는 빌바오 버스 터미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터미널을 빠져나와 멀리서 본 경기장의 모습과 코앞에서 올려다보는 모습의 차이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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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지난해 1월 20일에 열린 2015~2016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8강 1차전 경기였다.상대 팀이 FC 바르셀로나였기 때문에 경기는 일찍 매진됐다. 경기가 시작하기 5시간 전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주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경기에 대한 열의를 나타냈다.


산 마메스 1층에는 구단 공식 용품점이 들어서 있는데,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샵 내부는 그리 크진 않지만 상당히 깔끔하게 정리돼있었고 유니폼, 머플러, 의류 등의 기본적인 제품뿐 아니라 머그잔, 액세서리, 문구류 등 매우 다양한 팀 상품을 판매했다.


외부는 통 유리로 안을 구경할 수 있게 했고 그 중앙에 팀 유니폼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해놨다. MD(머천다이징)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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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메스의 아름다움은 경기 시작에 가까운 저녁이 되면서 더 빛났다. 팀 컬러인 붉은 조명과 흰 조명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장관을 이뤘다. 밤과 색조명에 물든 뒤틀린 직사각형 패턴이 도시 전체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경기장 정중앙에 걸려있는 대형 스크린에서는 아틀레틱 빌바오의 로고를 화려하게 상영해 경기장으로 향하는 팬의 발걸음을 빨라지게 했다. 그 밑에선 빌바오 팬이 방송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7~80대로 보이는 노신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목에 자신감 있게 두른 머플러에서 팀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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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개장한 신축구장이라 그런지 내부는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관중석으로 올라가는 동선도 비교적 간결하고 편하게 설계되었다는 느낌을 줬다.


킥오프를 2시간 앞둔 경기장에는 그라운드 관리팀과 경비 인력을 제외하면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이 경기장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해졌다.


푸른 잔디와 온통 붉은색의 관중석의 색상 대비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관중석 최상단의 파도 같은 곡선미가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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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하나둘 입장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빌바오 팬이었지만, 상대가 바르셀로나인 만큼 원정 유니폼을 착용한 사람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관중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가득 찼다. 그리고 호전적인 바스크 지방의 축구팬답게 우렁찬 목소리로 응원가를 함께 불렀다.


아틀레틱 빌바오는 바스크인의 자존심을 그대로 표현하는 팀이다. 그들은 '바스크 순혈주의'를 내세우며 바스크 민족의 피를 이어받은 선수만 기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1898년 창단 이래로 스페인 프로축구 1부 리그에서 단 한 번도 강등당한 적이 없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점이다. 빌바오의 팬들은 이러한 팀의 방향성과 역사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경기에서도 단 한 번 자리에 앉는 법 없이 내내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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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바르셀로나의 2-1 승리로 끝났다. 경기 내내 바르셀로나의 페이스에 끌려갔던 빌바오였지만, 후반 43분 아리츠 아두리스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홈 팬들의 근심을 덜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상당히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 남아 고생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렇게 열성적인 팬과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의 하모니가 있는 산 마메스는 축구 팬이라면 꼭 한 번 가볼 필요가 있다.




golduck@sportsseoul.com


사진ㅣ금경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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