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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박성현, 반년 넘게 우승 못해 부담 컸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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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우승 박세리가 본 박성현 “18번홀 4번째 샷, 강훈의 결과물”

동아일보

지난해 OK저축은행 박세리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함께 포즈를 취한 박성현(왼쪽)과 박세리.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승을 최고의 무대인 US여자오픈에서 장식한 박성현(24). 17일 우승 직후 그는 대전 집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 박세리(40)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박성현을 응원한 박세리는 ‘고생 많았다. 든든한 후배가 너무 자랑스럽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세리가 누구인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보이며 연장 20개 홀 승부 끝에 한국인 최초로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로 시작된 US여자오픈과 한국 선수의 인연은 박성현으로 이어졌다. 박세리가 우승했을 당시 5세 꼬마였던 박성현은 “골프를 하면서 박 프로님 경기 모습을 수없이 보며 큰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 우승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박세리는 이날 결정적인 순간으로 박성현의 18번홀 네 번째 샷을 꼽았다. “오르막 경사의 까다로운 라이에 잔디 상태도 쉽지 않았다. 같은 상황에서 10번을 친다면 5번은 실수가 나올 만한 위기였다. 하지만 폴로스루를 생략한 정확한 임팩트로 공을 붙여 파세이브를 했다. 숱한 반복 훈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샷이었다.” 박성현은 이 홀에서 13.7m를 남기고 한 네 번째 샷을 홀 45cm에 붙인 뒤 파를 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세리는 “성현이가 LPGA투어 데뷔 후 반 년 넘게 우승이 없어 부담이 컸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1998년 LPGA투어 진출 후 우승을 못해 귀국설까지 나오다 5월 L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7월 US여자오픈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세리는 “언어 음식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팬이나 스폰서, 언론은 왜 우승하지 못하느냐고 조바심을 낸다. 선수도 휩쓸리기 쉽다. 성현이는 조급해하지 않고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고 칭찬했다. 3, 4년 전부터 박성현을 지켜봤다는 박세리는 “나처럼 공격적인 플레이가 마음에 든다. 때론 실패할 수 있어도 실전에서 배우는 게 많은 스타일이다”고 평가했다.

박성현은 2년 전 박세리가 주최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OK저축은행 대회에서 우승하며 박세리에게서 트로피를 받았다. 박세리는 “내가 1세대, (박)인비가 2세대를 주도했다면 이제 박성현 시대가 열릴 것이다. US여자오픈 같은 큰 대회 우승을 통해 박성현은 한껏 커진 자신감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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