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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전의 손흥민 잊어라'…신태용 체제 에이스 활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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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해 11월 14일 파주NFC에서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왼쪽)과 당시 코치를 지낸 신태용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진행하던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손흥민 대표팀에서 부진? 내 축구에선 이전과 다를 것.”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팀 신임 감독은 월드컵 최종 예선 내내 불거진 ‘손흥민 활용법’에 대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손흥민을) 활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구상한 게 있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는 활약이 좋고 골 결정력이 뛰어난데 대표팀에서 왜 보여주지 못하느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개인적으로 구상한 움직임과 활용 방안이 있다. 경기장에서 손흥민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도록 더 많이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 대표팀 코치로 지낼 때부터 남다른 친화력으로 손흥민과 가깝게 지냈다. 손흥민 역시 평소 신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본선을 앞두고도 신 감독은 손흥민을 와일드카드로 전격 발탁해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피지, 독일전에서 연달아 골을 넣으면서 신태용호의 8강행을 이끈 적이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유독 슈틸리케 체제에서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활동 범위에 있었다. 손흥민의 최대 장점은 빠른 발과 개인 전술, 정확한 슛이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21골이나 넣은 것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기 속도와 전방 압박으로 풀어가는 팀 전술에 온전히 적응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 등 공격수의 스타일을 효과적으로 살려냈다는 점이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 공격수들의 원활한 위치 이동으로 손흥민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21골의 대부분은 손흥민이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동료와 연계플레이로 터뜨린 것이었다.

반면 대표팀에선 주포지션인 왼쪽 측면에 머물면서 개인 능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 팀도 손흥민 지역으로 들어오는 공만 제대로 차단해도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0-1 패), 지난 3월 시리아와의 홈(1-0 승) 경기는 손흥민이 공 한 번 잡기조차 어려웠던 대표적인 사례다. 신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슈틸리케 체제에서 가장 큰 문제를 꼽아달라는 말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전술 부재”라고 답했다.

손흥민과 나란히 공격진에 선 조력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카타르전은 손흥민이 전반 부상으로 빠졌으니 차치하더라도 직전 이라크와 평가전이 좋은 예가 된다. 당시 손흥민이 왼쪽, 이청용이 오른쪽에 섰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 거의 뛰지 못할 정도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컨디션이 180도 다른 둘을 좌우에 세워두고 전반부터 잦은 위치 변화를 줬다. 그러나 대체로 공이 손흥민을 향했다. 심지어 손흥민의 지원 사격을 해야 할 왼쪽 풀백 박주호도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에서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손흥민과 연계 플레이가 되지 않았고 황당한 패스 실수로 실망을 안겼다. 슈틸리케 전 감독의 손흥민 활용을 두고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던 이유다.

신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부활에 기대를 모으는 건 남다른 소통으로 동기부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과거 사례에서 주목된다. 2년 6개월 전 호주 아시안컵 당시 코치였던 신 감독은 대표팀 공격 전술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적이 있다. 당시 측면에 주로 선 손흥민이 우즈벡과 8강, 호주와 결승전에서 경기 중 최전방으로 올라서 모두 골 맛을 본 적이 있는데 신 감독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로서는 손흥민이 한국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 운명이 걸린 이란-우즈베키스탄과 최종 예선 2연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낮다. 지난달 카타르전에서 오른팔 골절 부상으로 수술한 뒤 재활 중인 그는 회복까지 최대 12주가 소요될 예정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 회복을 면밀하게 체크하고 있다”며 복귀 시점에 맞춰 손흥민 활용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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