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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fn★인터뷰] 그룹 서커스 크레이지, 호기심을 믿음으로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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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아무리 가수들의 이름이 독특해지는 시대라고 해도, ‘서커스’와 ‘크레이지’라는 단어가 보컬그룹 이름으로 사용될 줄은 몰랐다. 이름은 팀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 ‘서커스’와 ‘크레이지’는 어감이 주는 느낌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이름의 무게에 눌릴 수 있다.

이 두 단어를 합친 그룹 서커스 크레이지를 처음 접하고 난 뒤, 이들은 대체 어떤 그룹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서커스 크레이지는 멤버 케빈, 대한, 민규, 키조로 구성된 4인조 보컬 그룹이다. 실제로 접한 멤버들은 이름에 따라가기 보다, 자신들의 이름에 다양성을 덧칠해 나가고 있었다.

“저희는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록이면 록 등 모든 것에 맞춰 소화할 수 있는 팀이에요. 지금까지 발매한 두 곡 모두 달콤한 노래여서 의아하실 수도 있는데, 초반 보여주는 이미지가 그런 거지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분명한 건 ‘서커스’와 ‘크레이지’가 주는 자유분방한 느낌처럼 군무보다 무대 위에서 노는 스타일의 춤을 추구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퍼포먼스에 신경 쓰는 팀이라는 거예요.”(케빈)

서커스 크레이지는 그룹 오션(5tion) 출신인 우일 대표가 제작한 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다. 같은 소속사에서 함께 연습을 하던 동료였던 네 멤버들은 소속사를 나온 후, 멤버 케빈의 주도 하에 우일 대표와 미래를 그려가기 시작했다. 보컬그룹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요즘, 서커스 크레이지는 첫 활동지로 일본을 택하며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150회가 넘는 공연을 해봤어요. 이제는 200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죠.”(대한) “저희는 모두 보컬이어서 콘서트에서 솔로곡을 부르거나 단독 솔로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해요. 각자 음악 성향이 다르기도 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거든요.”(민규)

“저희가 추구하는 팀이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에요. 이들은 핫한 빌보드 가수이기도 하고, 신나는 곡도 하고 발라드도 하고 한 장르에 얽매어 있지 않아요.”(키조)

서커스 크레이지가 가장 강조했던 점은 자신들의 다양성이었다. 케빈은 뮤지컬을 좋아해 오디션도 보러 다니고 콘서트 무대 위에서 뮤지컬 넘버를 선보이기도 하며, 미국에서 자란 덕에 팝 위주의 성향도 생겼다. 랩을 좋아한다던 키조는 일본 노래도 좋아한다면서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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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왼쪽부터) 키조, 대한

대한은 제이슨 므라즈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해서 솔로 콘서트 때는 피아노나 기타 등 꼭 악기연주를 하는데, 주로 발라드나 어쿠스틱한 분위기 위주다. 댄서 활동을 했던 민규는 발라드와 댄스곡 모두 좋아하지만, 콘서트에서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춤을 출 수 있는 곡들을 선호한다.

일본에서는 마이너 데뷔를 해야 메이저 신으로 갈 수 있다. 서커스 크레이지 역시 일본 인디가수로 활동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고 있다. 단순히 몇 달 정도 일본에 잠깐 다녀오는 수준이 아니라 수많은 공연을 펼치며 현장경험을 하는 과정이기에, 서커스 크레이지는 한국에서의 활동에 조급함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의 인프라를 만들어놓고 제대로 한국 활동을 하려고요. 그래서 국내 활동에 갈증이나 압박을 느끼지는 않고, 단계별로 잘 해나가려고 합니다.”(키조)

“아무래도 일본은 인디에서 메이저로 가는 구조이다 보니까,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기회가 열려있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일본에서 활동을 하다가 한국에 오면 좀 더 레벨 업 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 저희가 어떤 그룹인지 더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케빈)

덕분에 서커스 크레이지의 공연 실력은 자신감을 내비칠 정도가 됐으며, 여러 에피소드들도 생겼다.

“카메라만 없을 뿐이지 팬들이랑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스킬이 늘은 것 같아요. 생방송 느낌 같은 공연을 계속 하다보니 실수를 해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겼어요.”(키조)

“보통 15~20곡정도 하는데, 언제 한 번은 스페셜하게 30곡을 했어요. 그런데 마지막 두 곡을 남겨두고 어떤 팬이 쓰러지셔서 정말 깜짝 놀란 적도 있어요.”(케빈)

“도쿄돔 시티홀에서 큰 무대를 할 때였는데, 당시 일본어가 능수능란할 때가 아니었어요. 한국 무대에서도 실수할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얼마나 더 긴장하겠어요. 그 때 제가 대본상 해야 할 멘트가 있었는데 몇 마디 던지고 그 뒤를 말하지 못 했어요. 아무것도 안 보였고, 전 옆에 있는 형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죠. 그랬더니 그 형이 리더 형에게 고개를 돌렸고, 결국 저희 모두 리더 형만 쳐다봤어요.”(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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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왼쪽부터) 케빈, 민규

“그야말로 아무말대잔치였어요.”(대한) “대본 짤 때 전 말을 안 하겠다고 했었는데, 막상 멘트 하자고 한 장본인들이 저를 쳐다보니까 얼마나 놀랐는지...”(케빈)

네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꽤 긴 시간을 함께해서인지 우애가 남달라 보였다. 각 멤버들에게 느껴지는 성향과 분위기가 다 달랐음에도,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는 모습을 보며 무대 위 멤버들의 팀워크가 저절로 상상이 됐다.

“보통 팀의 리더들은 무게감 있고 분위기를 정리하고 그런 스타일인데, 케빈 형은 달라요. 무대 위에서 멤버들을 위해 웃음을 주는 편이에요. 섹시댄스도 추고요. 그래서 팬들이 이런 반전매력을 좋아해요.”(키조) “그 섹시댄스가 우리 팀의 필살기죠.(웃음)”(민규)

“대한 형은 일본 여성 팬 분들이 좋아할 법한 스타일이에요. 착한 이미지가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무대 위에서 엄마 같은 이미지에요.”(키조) “대한 별명이 프린스에요. 왕자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요.”(민규)

“왕자로 이미지를 잡은 건 아닌데... (웃음) 원래 회사에서 섹시 이미지로 가자고 했는데, 계속 공연을 하다보니 제 진짜 성격도 나오고 자연스러운 행동들이 나와서 그런데서 이미지가 형성된 것 같아요. 민규는 무대에서도 과묵한데, 한 마디 한 마디가 터지는 스타일이에요.”(대한) “상남자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죠. 하하.”(민규)

서커스 크레이지의 독특한 점은 이름과 공연 경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어가는 남다른 행보다. 이들은 최근 싱글 ‘봄의 거짓말’을 발표하고 뮤직 웹드라마 ‘비터 스윗 러브’ 연재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 장르형 웹드라마인 이 작품은 5개 시리즈에 총 17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음악과 연기, 영상, 스토리가 어우러졌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마다 앨범과 시리즈가 나오고 내년에 이를 아우르는 결과물들을 낼 예정이에요. 각 계절마다 나오는 시리즈에는 한 명씩 주인공이 되고, 마지막 작품에는 저희 모두가 나오는 거죠.”(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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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싱글 타이틀곡 ‘로맨틱 드라마’와 함께 연재된 첫 번째 시리즈 ‘봄의 거짓말’은 서커스 크레이지의 멤버 키조가 주인공을 맡았다. SNS에서 구축한 자아를 진짜 자신의 모습이라고 믿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여자가 거짓말의 진실을 알고 있는 남자를 마주치게 되면서 시작되는 기묘한 블랙 로맨스다.

“연기가 어렵긴 하더라고요. 드라마는 뮤직비디오와 촬영 방식이 완전히 달랐어요. 그래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도 흔치 않은 기회이고, 연기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이렇게 발연기여도 나중에 좋아졌다고 할 수 있겠죠. (웃음)”(키조)

“촬영장에 직접 가서 보기도 했거든요. 첫 연기인데도 능글맞게 잘 하더라고요. 막내가 스타트를 잘 끊었어요.”(대한) “차라리 저를 좀 더 놀렸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나중에 형들이 연기할 때 놀릴 수 있죠. (웃음)”(키조) “그래서 제가 키조를 안 놀리고 가만히 있었죠. 하하.”(케빈)

이번 작품들을 포함해 앞으로 나올 앨범과 웹드라마는 약 1년 남짓한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서커스 크레이지에게 지니는 의미가 크다. 이들이 앞으로 써 나갈 이야기의 소중한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올해 목표는, 지금 하고 있는 사계절 프로젝트가 새로운 시도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낳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이와 동시에 일본에서 계속 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뭉쳐서 저희가 한국 무대에 설 수 있는 발판이 될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우리 음악을 접하시고 찾아주실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케빈)

“아이돌이 아니다, 보컬팀이다 이렇게 국한되어 있는 게 아니라, 어렵지 않고 친근한 그룹이었으면 좋겠어요.”(대한) “동네 오빠 이미지로 나가고 싶어요.”(키조)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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