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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50m 권총 폐지에 진종오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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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진종오가 21일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7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권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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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간판 진종오(38ㆍKT)가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자신의 주 종목 50m 권총이 폐지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진종오는 21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7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50m 권총 폐지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당시 모든 의욕을 잃어 우울한 주말을 보냈다”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최근 국제사격연맹(ISSF)의 개정안을 받아들여 3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50m 권총을 폐지하기로 했다. 50m 권총은 진종오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세계 사격 역사상 처음이자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종목이다.

ISSF가 도쿄 올림픽에서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고 10m 공기권총 등 혼성 종목 3개를 신설하는 방안을 확정해 IOC에 제출한 것은 올해 2월이었다. 진종오는 외국의 50m 권총 선수들과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검은색 완장을 두르고 경기에 나섰지만 IOC는 ISSF의 개정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진종오는 “우리가 괘씸했는지 오히려 폐지 시기를 앞당겼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선수들은 힘이 없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50m 권총은 진종오를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종목이다. 이런 이유에서 진종오는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고 했다.

유럽, 북미 출신 인사들이 중심인 ISSF가 아시아 선수들이 메달을 휩쓸어가는 50m 권총 종목을 곱게 보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진종오는 “너무 막말을 할까 봐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며 흥분을 가라 앉힌 뒤 “선수들은 물론이고 50m 권총과 관련한 총기, 실탄 회사들까지 치밀하게 조사해서 누가 봐도 이 종목의 올림픽 잔류 명분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는데도 (ISSF가) 안 들은 것을 보면 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50m 권총이 비록 올림픽에서는 폐지됐지만 아시안게임과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는 변함없이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훈련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다만 올림픽 종목으로 새로 생겨난 10m 공기권총 혼성에는 신경을 각별히 쓸 계획이다.

진종오는 “지금까지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의 훈련 비율이 5대5였다면 이제는 7대3 정도로 바꿔야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왜 50m 권총을 없애고 10m 공기권총 혼성 종목을 만드는지 아무 설명이 없어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진종오는 이번 대회에서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50m 권총에서는 김청용(20ㆍ한화갤러리아), 10m 공기권총에서는 김청용의 매형인 한승우(34ㆍKT)한테 금메달을 내줬다. 그는 “은메달도 잘한 건데 왜 난 1등을 못하면 혼나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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