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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박상순 감독 '변신'…말레이 사격대표팀 이끌고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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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땐 한국 감독…"말레이 선수들, 도쿄서 일낼 수도"

연합뉴스

박상순 말레이시아 사격대표팀 감독
(청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청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중 하나지만 엄연히 한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대회다.

그런데 대회가 열리는 21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는 말레이시아 유니폼을 입은 선수 10여 명이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이들을 한국으로 데리고 온 사람은 박상순(58)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이다.

박 감독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진종오(KT)의 50m 권총 금메달, 김종현(KT)의 소총 50m 복사 은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이런 박 감독은 리우올림픽 폐막 2개월여 뒤인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감독으로 변신했다.

박 감독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지난해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말레이시아 측으로부터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감독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이기도 한 박철완(권총), 공현아(소총) 코치를 말레이시아 대표팀 코치진으로 영입해 갔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 선수단은 선수 17명, 코치진 5명(3명의 한국인 포함) 등 총 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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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미 경기 모습 지켜보는 말레이시아 선수
(청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박 감독은 한국으로 40일간 전지훈련 계획을 짜면서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일정에 포함했다. 말레이시아 선수들이 진종오 같은 한국 간판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고 자극을 받으라는 의미도 담았다.

현재 말레이시아 사격의 수준은 당장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다.

박 감독은 말레이시아 사격의 현주소를 인정하면서도 "우리"(말레이시아) 선수들의 자랑을 늘어놓았다.

한화회장배 대회에 정식으로 참가한 것이 아니어서 시상식에 못 올랐을 뿐이라며 "이번에 우리 선수가 (훈련 때) 쏜 점수면 2등이야, 2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어려움도 특별히 없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사격연맹이 지원을 잘해주고 선수들은 자신을 비롯한 한국인 코치진을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했다.

앞서 리우올림픽에서는 박충건(51) 베트남 사격대표팀 감독이 지도한 호앙 쑤안 빈 선수가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베트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기에 선수와 함께 박충건 감독도 베트남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박상순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18년 10월까지 2년이지만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연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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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리우올림픽을 앞둔 박상순 당시 한국 대표팀 감독과 진종오, 김장미
(진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그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

박 감독은 "내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사격선수권은 물론이고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혹시 도쿄올림픽에서 작년 베트남 선수 같은 말레이시아 선수가 나올지 누가 아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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