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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벌써 3승? 소리없이 강한 김지현, '대세' 굳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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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은 김지현이 이번 주 열리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지난 주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지현(26)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과 함께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그는 올 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투어를 휩쓸며 ‘대세’로 자리했던 박성현(24)이 같은 기간 4승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단 1승이 모자란다.

김지현에게 박성현과 같은 화려함은 부족하다. 호쾌한 장타와 무더기 버디를 양산하는 파괴력은 없다. 그러나 소리없이 강하다. 박성현이 미국으로 떠난 올 시즌 KLPGA 투어는 생애 첫 우승자 등 매 대회 다른 챔피언을 배출하며 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시대였다. 시즌 초반 그 혼란을 평정할 인물로 김해림, 이정은 등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아무도 김지현을 주목하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09년 투어에 데뷔한 그는 무려 8년만인 지난 4월 30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한 대기만성형 스타였다. 이전까지 몇차례 우승권에 접근하고도 뒷심이 부족해 번번이 우승을 놓쳐 ‘새가슴’이란 오명을 들었을정도로 승부사 기질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한 달여 동안 늦깎이 데뷔 첫 우승과 함께 3승을 쓸어 담는 괴력을 발휘했다.

올시즌 각 부문 기록을 보면 김지현이 왜 소리없이 강한가를 짐작할 수 있다. 3승에 힘입어 다승과 상금 부문에서 선두에 올라있기는 해도 나머지 분문에서는 신통치 않다. 평균타수 4위, 톱10 피니시율 7위, 페어웨이안착율은 9위다. 평균퍼팅과 드라이브 평균거리는 각각 51위에 처져있다. 기록적인 면에서 슈퍼스타다운 화려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특별하게 잘하는 것은 없지만 못하는 것도 없다. 8년동안 산전수전 다 겪은 덕분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갖추게 됐고 그것이 김지현의 최대 장점이 됐다. 초반에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도 어느새 우승경쟁에 합류해 끈질긴 승부로 우승컵을 낚아챈다. 그래서 더 무섭다.

한국여자오픈 우승 후 ‘대세’로 불리는 것에 대해 김지현은 “절대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그럴 능력도 안된다며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세’의 자리를 굳힐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22일부터 나흘간 경기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CC(파72·6592야드)에서 펼치지는 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7’(총상금 7억원)에 출전해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역대 KLPGA 투어에서 3주 연속 우승은 서희경이 유일하다. 서희경은 2008년 8월 ‘채리티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 대회’, ‘빈하이 오픈 2008’에서 연거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지현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제패해 두 번째로 3주 연속 우승에 성공한다면 ‘대세’를 굳히는 특급열차에 올라타게 된다. 5억8000여만원으로 맨 위에 올라있는 상금 선두 자리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고 대상포인트 부문에서도 이정은을 따돌리고 선두에 오르게 된다. 다승에서도 독주 채비를 갖추게 된다. 그땐 좋든 싫든 자타공인 ‘대세’가 된다.

김지현은 3승을 달성한 후 그 비결에 대해 “우승은 쫓는 게 아니라 노력하면 다가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무심타법’이 이번에 또 어떤 결과를 만들아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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