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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백아연 “예쁘게만 부르는 가수는 아니에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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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손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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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친구랑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언제 들어도 위로를 얻을 수 있고 또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음악으로요. 저도 누구한테 터놓지 못할 고민을 가사로 풀어내고 있으니, 청중과 함께 고민을 나누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데뷔 5주년을 맞은 가수 백아연은 그렇게 말했다. 그의 바람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공감’이다. 청중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음악, 백아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다.

이미 이룬 듯 보인다. 지난 2015년 짝사랑 중인 여자의 마음을 솔직히 그려낸 싱글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를 시작으로 ‘쏘쏘’ 등이 연애 감정을 다루는 현실적인 가사로 사랑받았다. 여기에 지난 29일 오후 6시 발표한 신보의 타이틀곡 ‘달콤한 빈말’까지 음원차트 1위를 석권 중이니, 백아연의 사랑 이야기가 이미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백아연은 30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를 만나 “요즘 너무 많은 선배님들이 컴백하시고, 또 음원차트가 개편된 후 음원을 내는 것이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럼에도 1위에 오른 데 대해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던 것 같아 기분이 좋다. 4년 만에 내는 미니 음반인데 수록곡까지, 여러 곡들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는 바람”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11년 방송된 SBS ‘K팝스타 시즌1’ TOP3로 대중에 얼굴을 알린 백아연은 2017년 현재, 매 5월이면 음원차트를 강타하는 ‘음원퀸’으로 거듭났다.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와 ‘쏘쏘’, 여기에 ‘달콤한 빈말’까지 5월에 발표한 음원들이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며 얻은 별명이다. “‘음원퀸’이라는 말이 참 감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음원 순위가 좋아야 한다는 부담도 갖게 된다”고 백아연은 말했다. 그러나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는 성적보다는 오랜 만에 싱글 아닌 미니 음반을 내놓는 데 만족하자는 생각을 가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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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백아연이 이번에 발표한 신보 ‘비터스위트(Bittersweet)’는 지난 2013년 ‘굿 걸(a Good Girl)’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세 번째 미니 음반이다. 씁쓸하면서 달콤하다는 뜻을 담은 음반명은 백아연이 직접 지었다. “곡을 수집하고 트랙 순서를 정하는 것도 제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던 그는 “음반명은 타이틀곡 ‘달콤한 빈말’ 제목에서 영감을 얻었고 실제로도 ‘비터스위트’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하다”고 설명했다.

”제 미니 음반들은 콘셉트가 확실히 있었어요. 첫 번째는 발라드, 두 번째는 귀여운 느낌, 그리고 이번에는 전보다 성숙한 느낌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전에는 ‘네가 좋아’ 혹은 ‘네가 없어서 슬퍼’라는 감정뿐이었다면, 신보에는 감정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냈어요. 그러기 위해 가사도 많이 써 보고 녹음도 열심히 했어요.“

타이틀곡 ‘달콤한 빈말’은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로 백아연과 호흡을 맞췄던 심은지 작곡가가 썼다. 재즈 장르에 라틴 리듬이 가미돼 독특한 분위기의 사운드를 만들었다. 리드미컬한 느낌이 강해진 백아연의 보컬 성장이 눈에 띈다. 백아연은 “처음 해보는 장르라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가이드를 들었을 때 박진영 PD님이 ‘보컬이 다 해야하는 노래’라고 하셔서 더 걱정했다. 처음에는 노래를 바르게만 불러서 재미가 없었는데, 여러 번 녹음과 연습을 거듭하다 보니 점점 리듬감이 살아난 것 같다. 박진영 PD님이 말씀하시던 24분 음표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심은지 작곡가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여자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제가 (심은지) 언니의 팬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의 어떤 곡이든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 가사 역시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으면서 중간 중간 궁금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어 센스가 느껴진다”고 애정을 보였다.

타이틀곡에는 여성 3인조 보컬 그룹 바버렛츠가 피처링을 맡았다. 백아연은 “처음에 (바버렛츠) 안신애 언니에게 피처링을 부탁했다가, 세 분의 보컬이 저와 상반된 느낌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바버렛츠 전원이 피처링을 하게 됐다.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감사했다. 현장에서 바로 하모니가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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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백아연의 경험이 녹아든 곡들도 물론 있다. ‘K팝스타’ 동기이자 JYP 동료 가수인 박지민이 피처링한 ‘질투가 나’와 또 다른 수록곡 ‘넘어져라’가 그 주인공이다. ‘질투가 나’는 백아연과 박지민의 연애 상담을 대화체로 그린 가사가 인상적이다. 박지민은 이 곡에서 랩을 시도했다. “평소에는 녹음실에 혼자 들어갔는데 지민이와 같이 들어가 랩을 떼창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오랜만에 저를 놓고 녹음할 수 있었다”던 백아연은 “지민이가 완성된 곡을 듣더니 (제 연애 상담 때문에) 자기가 힘들었던 시간이 생각난다며 많이 웃었다. 실제로도 제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지민이를 많이 괴롭히는 편”이라고 웃어 보였다.

또 ‘넘어져라’에 대해서는 “진짜 제 이야기를 들려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곡의 콘셉트를 잡았다. 평소 누군가에게 미운 감정이 들면 ‘길 가다 넘어져라’ 소심하게 저주를 할 때가 있는데, 그런 주제로 가사를 풀었다. 팬들 사이에서 ‘저주 왕’이라고 불리고 있더라. 싫은 감정을 겉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이 곡을 슬쩍 추천해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이 외 소속사 JYP 수장 박진영이 가사를 쓴 ‘연락이 없으면’ 비화도 전했다. 박진영이 작사 후 굉장히 뿌듯해했다면서 “항상 PD님께 곡을 받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가사를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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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데뷔 5년, 백아연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우선 “예쁘게만 부른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예쁜 목소리와 예쁘게만 부르는 건 좀 다르다. 제 노래에 ‘예쁘게만 부르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까 걱정이 됐다. 그래서 이번에 노래에 감정을 많이 싣기 위해 노력했다. ‘백아연이 이런 감정도 잘 표현할 수 있구나’ 이런 말을 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정통 발라드 곡을 부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한다. 근래 리드미컬한 곡들로 사랑받으니 ‘정말 나한테 맞는 게 이런 장르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데, 다시 데뷔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발라드 곡만으로 채운 음반을 준비해야할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 가운데, 그의 고향이기도 한 ‘K팝스타’가 시즌6을 끝으로 종영했다. 백아연은 “평생 감사드려야 할 프로그램인데 끝나게 돼 정말 많이 아쉽다. 그래서 ‘K팝스타 콘서트’를 준비하는 데 책임감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K팝스타’ 때 영상을 굉장히 자주 봐요. 다른 친구들은 부끄러워서 잘 안 본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노래 하나만 보고 달려왔던 때라,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며 활동을 해요. 가끔 집에 혼자 있을 때 ‘포커 페이스’를 불렀던 것, ‘보고싶다’, ‘런데빌런’ 무대 영상 등을 많이 보는데, 꿈만 같은 시간이에요. 다시 돌아가면 절대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그때는 겁도 안 먹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무대에 임했었거든요.”

‘K팝스타’를 꿈꾸던 소녀가 어느덧 스물다섯의 어른이 됐다. 그간 백아연은 “하나부터 열까지 내 손으로 내 생각이 담긴 음반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고, 그래서 더 노력하고자 한다. “이제 그 목표에 1/4 정도 온 것 같다”던 백아연은 “‘비터스위트’가 그 시작점에 놓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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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신곡이 나오고 반응을 다 찾아봤어요.(웃음) 여섯 곡이 담겼는데, 여러 반응 중 ‘어느 곡 하나 버릴 게 없다’, ‘전부 타이틀 감’이라고 말씀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항상 박진영 PD님이 말씀하신 것이 ‘백아연의 음반에는 수록곡도 타이틀로 살짝 아쉬운 정도의 곡들이어야 한다’였거든요. 전부 타이틀이 되어도 괜찮을 정도의 곡들을 모으느라 신중했고 오랫동안 신경 썼어요. 그렇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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