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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공호흡 듀오', 포르투갈 호흡 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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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늘 포르투갈과 U-20 16강전, '수비 핵' 정태욱·이상민에 기대]

- 서로 가장 마음 잘 맞는 동료

3경기 풀타임 출전한 중앙수비수 '리틀 호날두' 곤살베스 묶기 특명

이상민 "무실점 경기 하겠다", 손흥민도 응원 "자신감넘쳐 좋아"

조선일보

'어게인(again) 1983'을 외치는 U-20(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이 첫 토너먼트 대결에 들어간다.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쓴 한국은 첫 토너먼트(당시엔 8강전)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상대는 유럽의 강자 포르투갈이다. 한국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포르투갈과 16강전을 치른다.

토너먼트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는 '배수진(背水陣)' 승부다. 패하면 한국의 도전기는 그대로 막을 내린다. 경기에서도 '뒤를 어떻게 지키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약팀이라도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에선 강팀을 잡는 이변이 나온다. 수비를 단단하게 한 다음 공격 기회를 노린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금 U-20 대표팀의 수비는 단단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은 조별 리그 세 경기 동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에 각각 1골을 내줘 2실점만 했다. 대회 시작 전 우려를 씻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인공호흡 듀오'라 불리는 정태욱(아주대)과 이상민(숭실대)이 있다. 둘은 포백의 중심인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춘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 조별 리그 세 경기 동안 풀타임 출전한 한국 수비의 주력이다.

지난 3월 잠비아와의 평가전 당시 정태욱이 상대 선수와 충돌로 쓰러져 의식을 잃자 이상민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당시 6주 진단을 받은 정태욱은 대회 출전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빠르게 회복한 뒤 대표팀에 돌아와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그때부터 둘은 '인공호흡 듀오'로 불린다.

이상민과 정태욱 모두 이 이야기를 하면 "우리 그래도 뽀뽀는 안 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둘은 누구보다 끈끈한 사이다.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룸메이트로 같은 방을 쓴다. 지난 16일 생일을 맞은 정태욱을 위해 이상민이 편의점에서 미역국을 사다 먹이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제일 마음이 잘 맞는 동료'를 꼽으라면 서로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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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공격수 곤살베스.


상대 포르투갈은 공격력이 매서운 팀이다. 포르투갈은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1989·1991년), 한 차례 준우승(2011)을 차지한 강호다. 신태용 감독은 "포르투갈의 공격 때는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위협적"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리틀 호날두'라 불리는 디오구 곤살베스가 주요 경계 대상이다. 왼쪽 측면 공격수 곤살베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돌파와 오른발 슛이 위협적인 선수로 이번 대회 2골을 기록 중이다.

이들을 막아 세울 두 수비 듀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가 됐다. 주장 이상민은 안정적인 수비 지휘와 영리하고 침착한 대응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태욱은 195㎝ 신장을 이용한 헤딩 장악력과 태클이 강점이다. 장점을 나눠 가진 두 선수의 '그라운드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이상민은 29일 대표팀 훈련에 앞서 "수비진이 실점하지 않으면 적어도 패하진 않는다"며 "무실점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도 "이제 우리 수비는 한층 더 끈끈해졌다"며 수비진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 분석과 팀 미팅을 통해 포르투갈을 많이 연구했다"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같은 날 소집된 성인 A대표팀 선수들도 후배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손흥민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헝그리 정신을 갖고 뛰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천안=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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