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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U-20 믹스트존] 신태용 감독 "이제 모든 경기가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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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SBS스포츠가 5월 20일부터 약 한 달 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현장을 영상으로 전합니다. '믹스트존' 코너에서는 경기장 안팎에서 대표팀이 밝히는 진솔한 이야기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합니다.

축구는 참 신기합니다. 불과 3일 전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완벽하게 먹혀 들었던 스리백 전술이, 불과 3일 뒤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상대로는 '뻥뻥' 뚫렸습니다. 세상일 대부분이 알다가도 모를듯한 것 투성이지만 축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변형된 스리백으로는 다소 허술했던 남미의 강호를 막을 수 있었지만 고전적인 스리백으로는 완전체를 향해가고 있는 축구종가의 4-4-2를 막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들간의 기량 차이, 수비 라인 자체의 완성도, 최전방 공격진에서의 압박과 사전 공격 루트 차단 등등 기본적인 일대일 상황에서 우리 대표팀은 잉글랜드를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26일 치러진 우리나라와 잉글랜드의 경기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면 신태용호의 전술적 패배였습니다. 이른 타이밍에 가져가려 했던 교체카드마저 선수 투입 직전에 실점 장면이 나오면서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났고요.

그런 이유에서인지 26일 잉글랜드전 직후 치러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감독은 어느 때보다 공격적안 질문세례를 받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1, 2차전 이후 자연스레 들려왔던 "감독님, 오늘 승리 축하드립니다"던 기자단의 인사도 없었고요. 이날 기자회견은 조별리그 3번의 기자회견 중에서 가장 서먹, 서먹한 분위기가 됐습니다.

사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개막 직전에도, 개막 이후에도 평소 이미지와 달리 잘 웃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렇다고 쉽사리 감정적이 되는 모습도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전이 끝난 직후에는 되려 그동안 꼭꼭 쌓아왔던 긴장이 풀렸는지 그 어느 때보다 편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16강전 장소를 여전히 '전주'로 착각하고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우리나라는 조 2위에 그쳤으니 이제 전주가 아니라 천안으로 이동해 16강을 치르게 됐는데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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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감독도 사람입니다. 사람이기에 실수를 합니다. 터치라인 옆에 서 있는 작전 사령관은 알파고가 아닙니다. 하지만 알파고는 절대로 11명의 '인간'들을 지휘할 수 없겠죠. 미친 듯이 경기를 뛰다 터치라인 곁으로 달려 와 알파고의 작전 지시를 읽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물론 알파고라면 잉글랜드전을 준비하며 프로급으로 기량이 안정된 11명의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축구종가를 상대로 고전적 스타일의 스리백 전형을 준비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 측면 자원들에게 우리 수비가 허물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했을테니까요.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정답을 예상할 수 없고, 그래서 인간은 도전을 합니다. 도전과 실패 끝에 알파고를 만들어 낸 것도 인간입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인 2016년 초, 카타르에서 치러진 아시아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뼈 아픈 실패를 했습니다. 그것도 한일전에서요. 그 실수를 계기로 수비적으로 한층 신중한, 아니 성숙한 감독이 됐다는 평가를 끌어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6일 잉글랜드전 패배로 누구보다 뼈 아파 하고, 또 많은 고민을 안은 당사자는 아마도 신태용 감독이었을 겁니다.

감독은 사람이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실수나 오류가 반복되면 위대한 감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신태용 감독의 두 어깨에, 그 홀로 짊어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가 이왕이면 오류가 적은, 더 완벽하고 철두철미한 감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한국 축구 전체의 바람이기도 할 겁니다. 그리고 신태용 감독의 말처럼 이제는 모든 경기가 결승입니다. 16강 토너먼트부터는 다시 '오류 없이' 그 능력치를 선보일 차롑니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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