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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아람의 미주알고주알] '알파고' 만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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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알고주알(바둑알)'은 바둑면에 쓰지 못한 시시콜콜한 취재 뒷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다루는 코너입니다. ‘일기’ 컨셉이라 긴장 풀고 편하게 쓸 작정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기사가 아닌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글입니다. 신문에서 쓰지 못한 B컷 사진과 취재 현장에서 찍은 셀카도 함께 올립니다. :-)




⑧ '알파고' 만나러 가는 길…'알파고' vs 커제 D-1

중앙일보

어렵게 어렵게 정말 어렵게 도착한 중국 저장성 우전. 감격의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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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2일 월요일. 오늘 나의 하루는 '이동'으로 요약된다. 지금 내가 있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 도착하기까지, 온종일 대기+이동만 했다. 중국이 정말 넓고 넓다는 걸 실감한 하루였다.

내가 우전에 온 이유는 내일부터 이곳에서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인간의 두 번째 공식 대결이 열리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23~27일 열리는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에서 세계 최강자 커제 9단 등과 대결을 벌인다.

중앙일보

이곳은 어디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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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의 출발은 가벼웠다. 오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해 2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점심때 비행기를 타고 약 2시간 만에 항저우 공항에 도착했다. 항저우 공항에서 잠시 기사를 쓰고 어쩌고저쩌고하며 기다린 시간 2시간. 여기까진 나쁘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했으니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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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까지 온 건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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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시작이었다. 공항에서 우전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내가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데다 우전이 워낙 시골이라 가는 길을 찾기 어려웠다. 공항에서 한참을 헤매다 우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2시간. 우전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게 끝이 아니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한참을 달려 숙소에 도착하니 날은 이미 어두컴컴.

대학생 시절 종일 강행군이었던 배낭여행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하루였다. 그래도 어찌저찌하여 이곳까지 왔다는 것 자체에 안도감이 든다. 같이 우전에 온 취재진이 없었다면 오늘 내로 이곳에 도착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알파고를 만나러 오는 길이 너무 고되다 보니 지난해 생각도 났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렸다. 중앙일보와는 걸어서 15분 거리. 걸어서 여유 있게 행사장에 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벌써 1년 하고도 2개월이 흘렀다니 시간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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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등록까지 하고 나니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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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마자 미디어 등록을 위해 행사장으로 향했다. 내일 오전에는 행사장이 붐벼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오늘 미리 등록을 완료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내 이름이 새겨진 네임 카드를 받고, 안내 책자를 받고, 정말 소중한 점심 식사 식권까지 받으니 오늘 할 일을 다 마쳤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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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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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점식 식사 쿠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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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오늘 하루는 정리하는 지금, 알파고의 재등장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당장 내일 알파고와 커제 9단의 승부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이 예상하는 것처럼 정말 알파고가 압승을 거둘까. 소문만 무성했던 알파고 2.0 버전의 등장은 사실일까. 이 모든 것들이 내일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다양한 형식의 대국도 궁금하긴 마찬가지다. 26일에는 구리 9단과 알파고A, 롄샤오 8단과 알파고B의 조합을 통해 인간 고수와 인공지능간 협업을 시험하는 페어대국이 열린다. 이날 오후에는 스웨·천야오예·미위팅·탕웨이싱·저우루이양 9단이 협업해 알파고를 상대하는 단체전도 진행된다.

24일에는 ‘인공지능의 미래’라는 주제로 포럼도 열린다. 포럼에는 데미스 허사비스 CEO, 데이비드 실버 알파고 개발책임자 등이 참석한다.

알파고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1년 전과는 확실히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이제 더이상 사람의 승리를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인공지능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뿐이다. 이번 대결을 통해서 바둑과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알파고와 커제 9단의 첫번째 대결 이야기는 내일 미주알고주알에서 계속.

우전(중국)=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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