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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퍽’ 좋은 우애 팀워크 과시… 월드챔피언십 승격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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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2부 리그 3연승

26일 한국과 헝가리의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3차전이 열린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 1-1로 팽팽히 맞선 3피리어드 6분31초 신상훈(24·안양 한라)은 중간 지역에서 수비수 2명이 달라붙자 퍽을 상대 골문 뒤쪽으로 힘껏 쳐 보냈다. 이어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간 그는 백보드에 리바운드 된 퍽을 받아내 오른쪽 서클 근처에서 손목을 이용한 슬랩샷으로 헝가리 골리 미클로시 라이나의 옆구리와 골대 사이를 꿰뚫었다. 농구로 치면 ‘오프 더 백보드(Off the backboard)’ 기술을 혼자서 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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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포워드 신상훈(오른쪽)이 2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3차전 헝가리와의 경기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이에 질세라 신상훈의 형 신상우(30·안양 한라)는 경기 종료 4분47초를 남겨두고 골리와 단독 기회에서 강력한 샷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이들 형제의 활약으로 한국은 3-1(0-0 1-1 2-0) 역전승을 거두며 쾌조의 3연승을 달렸다. IIHF는 경기 뒤 홈페이지 메인에 ‘신상훈! 신상우!’라는 제목의 기사로 형제의 활약을 조명했다. 특히 신상훈의 역전골에 대해선 진귀한 장면이라는 뜻의 ‘비자르 골(Bizarre Goal)’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처럼 매 경기 화끈한 볼거리와 승부로 새벽 안방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남자 아이스하키가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승격 티켓을 예약했다. 한국은 28일 오스트리아, 29일 우크라이나와의 2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다. 26일 현재 승점 9점을 확보한 한국은 나머지 경기에서 승점 2점만 얻어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1부리그로 승격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3전 전패로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이 이길 것으로 보여 1부 리그 승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이 이제 캐나다, 러시아, 핀란드, 미국, 스웨덴, 체코, 스위스 등 세계적인 아이스하키 강국과 어깨를 견주는 꿈이 현실로 다가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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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왼쪽)과 신상우 형제.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백지선(짐 팩·50) 감독의 지휘 하에 체질 개선에 성공한 한국 아이스하키는 우애로 다져진 팀워크가 주요 동력이다. 이날 동점골 역시 김기성(32)-김상욱(29·이상 안양 한라) 형제의 콤비 플레이가 만들어냈다. 22년 동안 함께 스틱을 잡은 형제는 2피리어드 15분43초에 김상욱이 골문 왼쪽으로 올린 공을 김기성이 재빠른 스냅샷으로 마무리하면서 환상의 궁합을 과시했다. 대표팀이 자랑하는 ‘공격수 4인방’ 신·김 형제는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12골의 67%인 8골을 넣었다.

또한 ‘백지선호’는 대회 3경기서 유독 3피리어드에만 도합 8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뚝심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IIHF도 “한국이 놀라운 3피리어드 집중력으로 또다시 승리했다”며 경기 후반 한국의 득점력에 대해 언급했다. 비결은 백 감독 부임 이후 해마다 거르지 않은 여름 체력 특훈에 있다. 대표팀은 여름이면 스케이트를 벗고 진천 선수촌을 찾는다. NHL 선수로 활동했던 박용수(41) 코치가 미국의 스포츠 전문 훈련업체 엑소스(EXOS) 트레이너들을 초빙해 전문적이고 강도 높은 집중 훈련을 9∼10주간 실시한다. 이 덕분에 대표팀은 상대방이 지치는 3피리어드에 오히려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경기 뒤 신상훈은 “3경기를 모두 이겼지만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많은 팬이 우리의 더 밝은 미래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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