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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40분 내내 야유 시달린 이정현, 마음 고생 지워낸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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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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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안양 KGC인삼공사 이정현(30)이 공을 잡을 때마다 서울 삼성 관중석에선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이정현 본인도 마음고생이 컸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내면서 마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이정현은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야유에 시달린 가운데 33분여를 뛰면서 9득점 4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이정현의 활약에 힘입어 인삼공사는 88-82로 삼성을 꺾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었다

이정현이 이날 삼성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이유는 지난 23일 안양에서 열린 2차전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당시 2차전 1쿼터 도중 이정현은 자신을 수비하던 이관희의 목 부위를 밀어 코트 바닥에 나뒹굴게 만들었다. 이에 발끈한 이관희가 다시 일어나 이정현을 밀어 넘어뜨리면서 일이 커졌다.

결국 이관희는 KBL로부터 1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이정현 역시 제재금 150만원의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이정현은 이 경기 이후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삼성 팬들의 야유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쿼터에선 7점을 올렸지만 2, 3쿼터에선 1점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역시 이정현이었다. 인삼공사 원정팬들의 응원에 힘을 얻은 이정현은 4쿼터에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득점을 올리는 등 팀의 에이스 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이정현의 분전에 힘을 얻은 인삼공사 선수들은 8점 차 열세를 4쿼터에 뒤집고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정현은 승리에도 표정이 썩 밝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논란에 대해 여전히 부담스러워 했다.

이정현은 “2차전 이후 본의아니게 욕을 많이 먹었고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2차전 때는 감정 컨트롤 못했다. 내가 잘 못한 것이 맞다. 참았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축 선수로서 팀에 안좋은 피해를 준 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팀에 도움되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양)희종이 형을 비롯해 동료들이 격려를 많이 해줬다. 동료에게 고맙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은 팬들의 야유에 대해 “처음 겪어본 일이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희종이 형이 ‘신경쓰지 마라’고 얘기해줬다”며 “2차전때 내가 볼을 가진 시간이 너무 많았다. 오늘 벤치 멤버들이 너무 잘 해줬다. 벤치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현은 28일 열릴 챔프전 4차전에서 이관희와 다시 부딪힐 수밖에 없다.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이관희는 4차전부터 다시 코트에 나설 수 있다.

이정현은 이관희에 대해 언급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말하기 조심스러운데 그 선수도 그 선수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나도 흥분하지 않고 신경전에 말리지 않도록 생각을 비우고 하겠다”고 차분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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