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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IBK기업은행의 2016-2017시즌은 말그대로 위기와 모면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런 우여곡절 끝에는 '우승'이라는 달콤한 보상이 있었다. 기업은행 이정철(57) 감독은 이번 우승을 이를 악물고 버틴 결과라고 돌아봤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에서 2위에 올랐던 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에서 KGC인삼공사를 꺾고, 챔프전에서의 몇 차례 우여곡절을 딛고 거머쥔 쾌거였다.
쉽지 않았던 기업은행의 6번째 시즌
올시즌 기업은행의 시작은 그리 순탄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정철 감독을 비롯해 주전 선수들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되면서 체력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에서까지 시즌 준비에 영향을 미쳤다. 이정철 감독은 "올림픽 후유증들을 컨트롤 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그렇다고 책임자가 흔들리면 안됐다. 준비 기간이 짧아 염려도 많이했는데, 염려한대로 너무 어려운 시즌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시즌 돌입 후 세터 김사니의 부상은 천하의 이정철 감독도 불안한 마음에 빠지게 했다. 이 감독은 "사니의 허리 부상이 왔을 때는 봄 배구는 장담을 못하겠구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됐고, 그 사이 세터 이고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점차 안정감을 찾은 기업은행은 5라운드 전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정철 감독은 "우리 팀이 백업으로 들어갈 수 있는 즉시전력이 정말 없어 어려웠다. 그렇지만 어려울 때 그 고비를 잘 넘겨야 했고, 위기를 버티면서 다른 카드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을 마련했다는 생각이다. 선수들이 참 잘 견뎌줬다"면서 "챔프전 우승이 정말 큰 수확이지만, 그 전 새로운 선수들을 발견한 것도 굉장한 수확"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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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 큰 희열을 만들다
우여곡절 끝에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 3경기를 거쳐 올라간 챔프전 역시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1차전에서 흥국생명에게 풀세트 끝에 패한 기업은행은 2차전에서도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이정철 감독이 꼽은 승부처 역시 2차전이었다.
이정철 감독은 "리쉘이 잘 풀리지 않을 때였다. 1세트를 내주고 변화를 줘야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김)희진에게 라이트로 가라고 했고, 중간에 투입한 센터 (유)미라가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그러면서 리쉘도 살아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기업은행은 수 차례의 듀스 끝에 끝내 2세트를 34-32로 잡아냈다. 이 감독은 "그 순간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3차전만 잘 하면 우리한테 올 수 있다 확신이 탁 들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기업은행은 남은 경기를 모두 잡고 챔프전 우승을 확정했다.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버틸 것'을 주문했던 이정철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고비를 이기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믿었다. 챔프전 2차전 2세트는 기적같았다. 선수들이 나름대로 잘 견뎌줬고, 모두가 자기역할을 정말 잘 해줬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힘든 과정을 잘 버텼다. 누가 애들한테 그랬다고 한다. 좀비 같다고. 다 쓰러져가는 죽은 목숨인데, 결국 해냈다. 거칠긴 하지만 맞는 표현이다.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기로 널리 알려졌다. 선수 입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때도 있지만, 이정철 감독은 남들보다 '조금 더' 하는 이 준비 과정이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봤다. 이정철 감독은 "땅도 비와 눈보라를 맞으며 굳어지듯이 다른 팀들보다 더 훈련을 하는, 예를 들어 30분의 그 짧은 시간이 다른 결과를 만드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것도 과정을 해봐야 버티는 게 익숙해진다. 버티지 않다가 버티라고 하면 되겠나. 체력과 정신력에는 우선 순위가 없다고 본다. 체력이 있어야 정신력이 생기고, 또 정신력이 버텨줘야 체력을 증진할 수 있다. 백지장 윗면과 밑면의 차이다. 그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는 이야기다". (인터뷰②에 계속)
eunhw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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