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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kt 김진욱 감독의 딜레마 개인성장과 팀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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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7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kt 김진욱 감독이 경기 전 정대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 김진욱(57) 감독이 딜레마에 빠졌다.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돼 팀을 이끌어야 하는 선수 구성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성장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하지만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팀 성적을 떠올리면 젊은 선수들에게 마냥 기회를 주기도 애매하다. 김 감독 스스로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느라 실수를 종종 한다”고 말했다.

kt는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화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완패했다. 전날 정성곤(21)이 5이닝 5실점했지만 타선 도움으로 승리를 따냈는데 이날은 고영표(26)가 4이닝 동안 홈런 한 방을 포함해 7안타 6실점하는 바람에 힘 한 번 못쓰고 완패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성곤과 고영표 모두 교체 시기를 한 템포 늦춰 상대가 반격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 감독은 지난 21일 수원 한화전 승리 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감독 욕심 때문에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의 수고를 헛되게 만들뻔 했다”고 자책했다.

김 감독은 “4-1로 리드를 하고 있었고 5회초만 잘 넘기면 (정)성곤이 한테 데뷔 첫 선발승을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2사 후 4점을 내주는 바람에 결과적으로는 내 욕심이 팀을 어렵게 만든 꼴이 됐다”고 말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 있었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운이 따라줄 것으로 생각했던 게 오판이었다는 설명이다. 23일 경기에서도 3회초 한 점을 내준 고영표가 4회초 1사 2, 3루 위기에서 최재훈에게 주자일소 2타점 2루타를 내준 뒤 강경학에게 볼넷을 허용했을 때 교체카드를 꺼내들 법 했다. 하지만 하주석에게 쐐기 3점 홈런을 허용한 뒤에야 불펜을 가동해 한화의 흐름을 끊을 타이밍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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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영표 역시 올해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6일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12일 넥센전, 18일 KIA전에서 6회를 채우지 못하고 4실점씩 해 패전투수가 됐다. 젊은 투수들은 거듭된 실패에 자멸할 가능성이 있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랐지만 결과적으로는 선수와 승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김 감독이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베테랑들도 시즌 초반에 타선이 터지지 않아 스트레스가 심했다. 선수들끼리 똘똘뭉쳐 난관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데 눈 앞의 성적과 더불어 팀의 미래까지 생각해야하는 입장이라 항상 고민 속에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지금 젊은 선수들이 좌절하면 내년, 그 후년까지 영향이 이어진다. 대신 한 두 번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올라서면 이 선수들이 주축으로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 신생팀 특성을 고려하면 이런 고민이 더 많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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