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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위기의 슈틸리케號 새 조타수에 정해성 긴급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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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연속 본선행 좌절 우려… 축구협, 수석코치 선임

최근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 사실에 축구전문가나 팬들 대부분이 공감한다. 부진한 성적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울리 슈틸리케(63) 대표팀 감독 때문이다. 2014년 부임 이후 변화 없는 선수 선발, 전술 부재에 따른 답답한 경기력, 선수들을 탓하는 발언 등이 겹치면서 슈틸리케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하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결국 위기감을 느낀 대한축구협회가 18일 정해성(58)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긴급 수혈했다. 국가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차두리(37) 전력분석관, 지난 2월 설기현(38) 코치 등 한·일 월드컵에서 활약한 두 명의 젊은 코치를 수혈했다. 그러나 3월 중국 원정 및 시리아와의 홈 경기를 거치면서 슈틸리케 감독과 젊은 코치들이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약점이 노출됐다.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이들이 경기 준비과정이나 연습 상황이 아닌 실전에서 감독에게 실질적 조언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 전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코치로서 2002월드컵 4강 위업 달성에 기여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하며 16강 진출을 이뤄낸 인물이다. 축구협회는 중량감 있는 두 감독과 호흡을 맞춰본 정 전 감독이 슈틸리케 감독의 ‘실질적 조언자’로서 안성맞춤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영입한 것이다.

세계일보

‘슈틸리케호’가 성적 부진과 소통 부재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정해성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오른쪽)이 축구대표팀 새 수석코치로 긴급 투입돼 대표팀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정 전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 간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축구계 전문가들은 현재 대표팀의 최대 문제로 선수와 감독 간 ‘소통 부재’를 꼽는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신태용 수석 코치가 팀을 떠난 이후 대표팀 선수와 감독 사이에 신뢰가 무너진 부분이 있다”며 “설기현 코치, 차두리 분석관 등은 아무래도 선수들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나이대라 감독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선수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의 수석코치가 필요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다. 기성용(28), 구자철(28) 등 현 대표팀 주축 선수들과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및 본선에서 호흡을 맞춰 소통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선수 선발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슈틸리케호’는 일관성 없는 선수 선발로 대표 명단 발표 때마다 논란을 빚었다. 김 해설위원은 “정해성 전 감독이 수석코치로 부임하면서 기술위원회의 의중이 감독에게 전달될 여지가 커졌다”면서 “정 전 감독도 오랜 K리그 경험이 있는 만큼 선수 선발 방향에 있어 일정부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표팀의 슈틸리케 감독 중심 리더십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문성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자칫 리더십이 양분되면 팀 전체가 와해할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비판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믿기로 했으면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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